[사설]중국동포에게 온정을

  • 입력 1996년 12월 4일 20시 10분


우리민족서로돕기 운동본부가 중국조선족 사기피해자를 돕기 위한 범국민운동 선포식을 갖고 본격적인 모금운동에 들어갔다. 국민모금을 통해 모든 피해자를 전부 구제할 수는 없으나 당장 지원이 없으면 생명이 위급하거나 가정이 몰락할 심각한지경에빠져있는 동포에게나마 희망과 소생의 계기를 마련해 주자는 취지다. 이미 언론 등을 통해 자세히 보도된 바와 같이 한국인에 의한 중국조선족 사기피해는 1만여가구 3백억원을 넘고 있다. 실제 피해는 그 두세배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는 2백여만명에 불과한 중국조선족 사회의 규모와 한국의 10분의 1에 지나지 않은 조선족사회의 경제규모로 볼 때 엄청난 재난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을 재난의 구렁텅이로 내몬 것이 동포의 선의(善意)를 가장한 한국인이었다는 것이 부끄럽다. 그러나 중국동포 사기사건은 본질적으로 중국동포와 한국인 사이의 사적관계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정부가 직접 보상에 나서기 어렵다는 난점이 있다. 민간단체의 모금운동은 이 난점을 염두에 두고 인간애와 동포애를 토대로 한 나눔의 운동을 호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민족의 도덕심 자존심 회복운동이라 할 수 있다. 이 운동에 대한 국민적 동참을 기대하는 것은 그 뜻이 숭고하기 때문이다. 운동본부는 12월 한달동안 30억∼40억원을 목표로 대대적인 모금운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한다. 한해를 보내면서 주변의 불우이웃을 돕기에도 바쁘겠으나 민족의 온정과 관심이 멀리 차가운 만주땅에서 핏줄을 원망하며 절망의 늪에 빠져 있을 중국동포들에게까지 뻗어가기를 기대한다. 온국민의 따뜻한 마음이 동포들에게 훈훈하게 전달될 때 그들은 자신이 한민족임을 다시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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