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자랑스런 서울시민상 이성순씨

  • 입력 1996년 11월 29일 21시 02분


「金熹暻기자」 『그냥 함께 사는 것이 좋아서 한 일이지 크게 봉사한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29일 「자랑스런 서울시민상」을 받은 李成順(이성순·79·여)씨는 『노년을 쓸쓸하지 않게 보낼 수 있어 오히려 내가 고마운데 상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 90년 자신의 전재산인 동작구 사당동 1백여평의 집을 무의탁 정신지체 장애인들의 안식처 마련을 위해 기증한 뒤 「사랑손 공동체」를 만들어 장애인들과 함께 살면서 이들을 돌보고 있다. 6.25때 군 통역장교였던 남편과 사별한 이씨는 그후 어렵사리 재혼한 남편과도 10여년전 다시 사별한 채 슬하에 자식이 없이 혼자 살아왔다. 결혼전 배워둔 양재기술로 양장점과 세탁소 성냥공장 등을 경영하던 이씨는 조카들 뒷바라지를 끝낸 뒤 양로원에 들어가려다 지난 89년 봉천동성당에서 지금의 「사랑손 공동체」원장인 李貞禮(이정례·54)씨를 만나게 됐다. 『나도 이제 인생을 정리해야 할 때인데 서로 부족한 사람들끼리 의지하고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집을 내놓기로 했어요』 이씨는 현재 16∼46세의 정신지체 장애인 9명과 함께 살면서 헌 옷을 모아 팔고 김 미역 무공해세제 등을 팔아 생계비를 충당하고 있다. 고령의 나이에도 오전3시반에 일어나 낮에는 수영장에 다니는 등 젊게 사는 이씨는 『아이들이 조금씩이나마 나아지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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