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벌금 통보도 않고 『안냈다』 경찰서에 가둬

  • 입력 1996년 11월 19일 20시 49분


지난 9일 밤10시쯤 귀가하니 집부근 파출소의 경찰이 찾아왔었다고 한다. 무슨 일인가 궁금해 파출소에 문의했더니 폭력행위로 부과된 벌금 20만원을 납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곰곰 생각해보니 지난해 가을 시비끝에 폭행을 당해 경찰서에서 조서를 받은 적이 있다. 당시 피해자인 내가 신고한 사건이어서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생각, 그 처리결과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지냈다. 또한 실제로 처리결과에 대해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했다. 파출소에서는 즉시 돈을 준비해 오라고 했으나 수중에는 10만원밖에 없었고 또 이웃에서 빌리기에는 너무 밤늦은 시각이었다. 이튿날 은행에서 돈을 찾아 갖다주면 안되겠느냐고 물어보았다. 경찰관은 친절하게도 검찰청에 직접 납부할 수 있도록 서류를 만들어 집으로 갖고 오겠다고 했다. 수고스럽게 경찰관이 집으로 오느니 내가 직접 서류를 받아오겠다고 말하고 그 길로 파출소로 갔다. 그런데 전화로 친절하게 대하던 경찰관은 어디 가고 바로 순찰차에 태워 경찰서 보호실에 가둬버리는게 아닌가. 이튿날 아침 아내가 돈을 구해 벌금을 물고 풀려나긴 했지만 너무 어처구니가 없었다. 죄를 졌다면 대가를 치르는건 당연하다. 하지만 죄명을 듣지도 못하고 벌금이 부과된 사실도 모르는 채 도움을 청하러 스스로 찾아간 사람을 가두는 법이 어디 있는가. 공권력의 비인간적인 집행에 분통이 터진다. 윤 한 영(가명·경기 고양시 덕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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