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창]『종교 없으면 오지도 말라』

  • 입력 1996년 11월 15일 20시 58분


사우디 아라비아의 공항 출입국 심사대에서는 간혹 우리나라 사람과 현지관리들 사이에 가벼운 실랑이가 벌어진다. 원인은 입국카드 종교란에 아무 종교도 적혀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생각으로는 종교가 없을 경우 「무」라고 쓰거나 빈칸으로 남겨 놓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사우디인들에게 종교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어떤 종교든 종교를 갖는다는 것은 해가 떴다가 지는 일처럼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니 이들에게 종교란의 빈칸은 용납이 되지 않는다. 입국카드 종교란을 빈칸으로 남겨두고도 입국할 수 있었다면 담당관리가 잠시 한눈을 판 것이리라. 사우디에서 이슬람은 나라 전체의 유일한 가치기준이다. 문제나 갈등은 최종적으로 이슬람 율법이나 정신에 의해 해결된다. 사우디의 문장(紋章)이 이를 대변해주고 있다. 사우디 문장은 서로 엇갈려 있는 두 자루의 아랍식 칼과 그 중앙부 위에 서있는 한그루의 야자수로 구성돼 있다. 야자수는 번영을 상징하고 칼은 정의 또는 힘 그리고 종교적 의미로 신에 대한 복종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사우디 문장에는 이슬람으로부터 연원하는 힘이야말로 정의이며 그러한 정의를 통해서만 번영을 이룩할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 문장은 사우디 국영 陋翩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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