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화제]중국노동자센터 오천근 소장

입력 1996-11-15 20:43수정 2009-09-27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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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賢眞기자」 북한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온 지난 12일 저녁. 중국노동자센터 오천근소장(38)은 대로를 마구 뛰며 기뻐했다. 『오마니 이제 됐어요. 이땅에서 떳떳하게 살 수 있어요』 이날 국적을 획득한 이영순씨(57)를 안고 그가 흐느낀 말이다. 지난 90년부터 중국교포 노동자들을 도와왔던 그가 이씨의 소식을 들은 것은 94년. 북한 국적을 갖고있는 중국교포 4명이 외국인보호소에 갇혀있다는 것. 이들을 당장 후암동 사무실로 데려와 함께 살았다.그러나 법무부는 이들에게 강제퇴거 명령을 냈다. 『오마니는 92년 들어와 남편을 잃고 병까지 얻었어요. 중국에는 혈육도 없었구요. 오마니가 「난 어느나라 사람이냐」고 물어올 때는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94년5월 안상운변호사의 도움을 얻어 소송을 제기했다. 북한국적의 중국교포들이 무더기로 들어올 것을 우려했던 법무부 등은 소송을 취하하도록 수차 요구했다. 그들에게는 오소장이 「눈엣가시」였던 것. 『저도 이들을 받아들인다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아요. 그렇다고 쫓아내는건 통일하지 말자는 얘기와 뭐가 다릅니까. 통일이 되더라도 영토만 차지하고 북한주민을 쫓아낼 수는 없잖아요』 큰 일을 마쳤지만 그의 사무실에는 또 다른 일이 기다리고 있다. 공장에서 다친 교포노동자, 임금체불을 당한 사람, 사기당한 사람들의 사연이다. 지금까지 이들을 도와 재판에서 이긴 것만 1백건. 현재도 15건의 소송이 계류중이다. 94년 가게까지 정리한 그는 요즘 지방으로 내려갈 준비를 하고있다. 도저히 사무실운영비를 댈 능력이 없어서다. 그러면서까지 왜 굳이 이일을 계속하려 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답했다. 『같은 핏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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