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침반]PC통신 「딸사랑 동호회」…회원 163명

  • 입력 1996년 11월 9일 20시 51분


「許 燁 기자」 『딸키우는 재미 함께 나눕시다』 PC통신 천리안에서 딸이야기를 꽃피우는 「딸사랑 동호회」(DAUG).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유니텔 등 국내 PC통신의 8백80여개 동호회중 유일하게 「딸」을 내세웠다. 회원은 1백63명이며 연령층은 30대가 대부분이고 40대 회원도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딸 가진 부모라는 점. 이 가운데 김의순(35·여) 정진성씨(44) 등 딸둘만 가진 「딸딸이」회원이 약 25%며 딸만 셋 가진 회원도 5명. 대부분은 딸과 아들 「균형」을 이뤘다. 「딸사랑 동호회」에서 오가는 이야기는 딸에 대한 사랑, 딸 키우는 재미와 고민 등을 담은 자잘한 일상사. 자녀들이 커가는 것을 지켜보는 흐뭇함도 함께 나눈다. 이 모임의 회장(시솝) 김지영씨(35·여)는 『딸들은 화목한 가정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라는 공감대가 모임을 이끈다』고 소개했다. 그도 열두살난 딸쌍둥이의 엄마. 『유령비디오를 보다가 딸들이 슬그머니 자기 방에 들어가 유령에게 자기운세를 비는 것을 보고 몰래 웃었다』(딸딸이 아빠의 육아일기) 『사춘기라서 공부에 소홀한 네가 미워』(딸에게 보내는 엄마의 편지) 딸의 「홀로서기」를 주제로 쓴 통신문도 있고 시골에서 온 고추를 추스르다가 빚어진 해프닝을 소개한 「고추꼭지를 따면서」라는 딸딸이 집안 이야기도 화제를 일으켰다. 비회원도 이 모임의 취지에 공감하는 통신문을 간혹 올린다. 딸만 셋인 집안의 맏이라는 한 통신자는 『딸들을 존중하고 제사도 지내게 하자』는 호소문을 올렸다. 「딸사랑 동호회」가 개설된 것은 작년 4월. 당초 30대 동호회에서 활동하던 몇몇이 딸자식이 있다는 공통점으로 별도로 독립했다. 부산에서 20여명이 일거에 가입하는 등 회원이 늘면서 이 동호회는 연간 몇차례씩 부산 대전 등지에서 회원가족모임을 갖고 「아빠와 농구대회」 「딸에게 주는 아빠의 편지쓰기」 등 행사도 했다. 김지영씨는 『남녀출생성비의 불균형 등 남아선호 풍조가 빚어내는 문제의 심각성은 우리 회원끼리는 굳이 말안해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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