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이후 너무 흥분해서 큐를 던진 것 같다. 지난해 결승에서 졌던 기억 때문에 눈물이 계속 났다.”
2025 세계여자9볼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차세대 ‘포켓퀸’ 서서아(23·사진)는 23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이렇게 말했다. ‘마녀’ 김가영(42)의 수제자로 통하는 서서아는 22일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끝난 이 대회 결승에서 승부치기 접전 끝에 크리스티나 트카흐(26·러시아)를 3-2로 눌렀다. 경기가 끝난 뒤 트카흐와 포옹을 나눈 서서아는 큐를 그대로 바닥에 던진 후 한동안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한국 포켓볼 선수가 세계 챔피언에 오른 건 2012년 세계여자10볼선수권 우승자 김가영 이후 서서아가 처음이다. 서서아는 “13년 만이라는 기록이 제게도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더 기분 좋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광주에서 여고에 다니던 서서아는 김가영이 서울 강동구에 당구 아카데미를 열었다는 소식에 학교를 중퇴하고 혈혈단신 상경했다. ‘롤모델에게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김가영은 당시 이미 캐롬(3쿠션)으로 전향한 뒤였지만 열과 성을 다해 서서아를 지도했다.
서서아는 2023년 라스베이거스여자10볼오픈 정상을 차지하면서 한국 포켓볼 역사에 김가영 이후 첫 국제대회 우승 기록을 남겼다. 기세를 이어 지난해 세계여자10볼선수권 우승에 도전했지만 결승에서 트카흐에게 2-3으로 패했다. 서서아는 “충격이 컸다. 6개월 정도는 당구를 치기 싫을 정도였다. 정말 다시는 지고 싶지 않았다. 꾸준히 부족한 점을 보완하려고 노력한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큰 고비를 넘겼으니 세계10볼선수권과 (2030년) 아시안게임 등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