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 거포’ 최정, 왼손 타자로 홈런 친 적 있다?[후일담]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23일 06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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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를 뒤집은 사진. 동아일보DB
좌우를 뒤집은 사진. 동아일보DB


최정(37·SSG)이 부산 사직구장에서 프로야구 역대 통산 최다 홈런 기록(468개)에 다시 도전합니다.

최정은 16일 안방 KIA전 마지막 타석에서 이 부문 타이기록(467개)을 세운 뒤 이튿날 첫 타석에서 옆구리에 공을 맞은 뒤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

다만 1군 엔트리에서 아주 빠진 건 아니라 언제든 출전이 가능합니다.

이숭용 SSG 감독은 “트레이닝 파트에서는 (23일 사직) 롯데전부터 출전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에도 좌우를 뒤집은 사진. 동아일보DB
이번에도 좌우를 뒤집은 사진. 동아일보DB


최정은 2020년 6월 18일 안방 KT전 8회말에 통산 341호 홈런을 치면서 장종훈(56)을 제치고 오른손 타자 가운데 프로야구에서 홈런을 가장 많이 친 선수가 됐습니다.

그러니까 최정이야 말로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오른손 홈런 타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프로 데뷔 초창기만 해도 최정은 스위치 타자를 꿈꿨습니다.

최정은 왼손으로 글씨를 쓰고 밥을 먹는 데 큰 문제가 없는 양손잡이입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2009년 ‘가이드북’에는 최정이 우투양타로 나와 있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2009년 ‘가이드북’에는 최정이 우투양타로 나와 있습니다.


최정이 왼쪽과 오른쪽 타석을 오가는 스위치 타자를 선택한 건 ‘잠수함’에 유독 약했기 때문입니다.

최정은 2007년 언더핸드나 사이드암 스로 투수를 상대로 타율 0.155를 치는 데 그쳤습니다.

오른손 ‘정통파’ 투수를 상대로는 0.287, 왼손 투수를 상대로는 0.281를 기록하고도 전체 시즌 타율이 0.267에 그친 이유입니다.

그래서 최정은 잠수함 투수를 상대로는 왼쪽 타석에서 들어서지만 오른손 오버핸드 투수를 상대로는 대부분 오른쪽 타석에 들어서는 ‘변칙 스위칭’을 선택했습니다.

이번에는 좌우를 뒤집지 않은 사진. 동아일보DB
이번에는 좌우를 뒤집지 않은 사진. 동아일보DB


최정은 2008년 전반기에 잠수함 투수를 상대로 타율 0.364를 기록하면서 자신이 왜 ‘야구 천재’라고 불리는지 증명했습니다.

김성근 당시 SK(현 SSG) 감독 역시 “타격폼이 웬만한 왼손 타자보다 예쁘다”고 평했습니다.

문제는 트레이드 마크 별명이라고 할 수 있는 ‘소년 장사’와는 어울리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왼손 타자로 장타를 기록한 건 2008년 4월 2일 사직구장에서 ‘류거나‘ 롯데 나승현(37)을 상대로 기록한 이 3루타 하나가 전부였습니다.

최정이 왼손 타자로 3루타를 때려내는 장면. KBSN 중계화면 캡처
최정이 왼손 타자로 3루타를 때려내는 장면. KBSN 중계화면 캡처

그러니까 최정이 왼손 타자로 때린 홈런은 하나도 없습니다.

왼손 타석에서 타격할 때마다 허리 통증이 찾아오는 바람에 힘을 제대로 쓰지 못했던 것.

최정은 그해 후반기부터 다시 오른손 타석에만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스위치 타자 변신 시도도 이렇게 ‘그때는 그랬지’하는 에피소드로 남았습니다.

투수로 마운드에 선 최정. 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투수로 마운드에 선 최정. 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최정은 2009년 6월 25일 광주 방문 경기에서는 연장 12회말 팀 여섯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5-5 동점에서 마지막 수비를 맞이한다는 건 어차피 팀이 이길 확률이 사라졌다는 뜻.

게다가 당시 규정은 무승부를 패배로 취급했기 때문에 SK는 어차피 이 경기를 패한 상태에서 마지막 수비에 나서야 했습니다.

최정은 이날 최고 시속 145km를 기록했지만 1이닝 1실점(비자책점)으로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습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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