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탈락’ 신태용 감독 “밀리지 않은 경기, 우리 선수들 칭찬해 주고파”

극적으로 16강 진출했던 인도네시아
자책골 허용한 뒤 분위기 내줘 패배
한국, 사우디전 승리 시 호주와 8강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가 호주에 패배하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에서 탈락했다.

인도네시아는 28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아시안컵 16강전에서 0-4로 졌다.

인도네시아는 이번 대회 기적을 썼다. 1승2패(승점 3)를 기록, 조별리그 D조를 3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는 각 조 1, 2위뿐 아니라 조 3위 상위 4개 팀이 16강에 오른다. 인도네시아는 극적으로 4개 팀 안에 포함됐고, 사상 첫 아시안컵 16강에 올랐다.

신 감독은 8강까지 노렸다. 인도네시아가 호주를 꺾고, 한국 역시 사우디아라비아를 누른다면 8강에서 만나는 구조였다. 과거 한국 축구 대표팀을 지휘했던 신 감독은 적으로 한국을 만나는 진풍경을 바랐다.

하지만 ‘신태용 매직’은 16강까지였고, 대회에서 탈락했다.

신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호주가 8강에 올라간 거 축하한다. 그리고 열심히 싸워준 우리 선수들에게도 고맙다. 우리 선수들이 (이번 대회)4경기 중 가장 잘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자책골 등)행운이 안 따라 아쉬운 경기가 된 것 같다”고 총평했다.

이어 “골이 안 들어갔다. 우리 선수들 자신감이 붙어서 더 잘할 수 있었다. 경기 내용은 밀리지 않았지만 상대에게 행운의 골이 따르며 아쉬운 패배를 했다. 선수들에게 ‘고생했다’고 칭찬해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신 감독은 호주보다 약체인 인도네시아를 공격적으로 운영했다. 선수비 후역습이 일반적인 생각이었지만, 공격적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변칙 전술을 들고 나왔다.

이와 관련해 “축구는 이기려고 하는 거지, 비기거나 골을 덜 먹으려고 축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기는 방법을 생각했다”며 “우리 선수들이 어리다 보니 경험이 부족했다. 경험이 잘 녹아들면 호주와 대등하게 경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선수단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였다.

아시안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좋은 성과를 낸 만큼, 다음 계획도 명확했다. 신 감독은 “현재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이 진행 중이다. 1무1패로 힘든 여정을 치렀는데, 2차 예선을 통과하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내 생각에 한국과 이란이 상당히 좋은 팀으로, 우승 경쟁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8강에서 한국을 만나는 건)아직 꿈이지 않았나 싶다. 그렇지만 다음에 이런 기회가 또 온다면 한국과 꼭 만나보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31일 오전 1시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에서 승리하면, 호주와 8강전을 치르게 됐다.

[도하(카타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