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박동원의 ‘롤렉스’ 경쟁…‘189억 투자한’ LG는 방긋

  • 뉴시스
  • 입력 2023년 11월 13일 10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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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KS 3승1패로 우승 눈앞…오지환·박동원 MVP 경쟁
LG의 KS MVP에는 구본무 회장이 남긴 롤렉스 주어져

오랫동안 잠들어있던 ‘롤렉스 시계’의 주인이 가려질 시간이 마침내 다가오고 있다.

1990년과 1994년, KBO리그를 제패했던 LG 트윈스는 세 번째 우승을 이끈 선수를 위한 선물을 일찌감치 준비해놨다.

야구 사랑이 각별했던 고(故) 구본무 전 LG 그룹 회장이 1997년 해외 출장 중 8000만원을 주고 구입했다고 알려진 롤렉스 시계다. 팀이 다시 한 번 정상에 서면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최우수선수(MVP)에게 부상으로 주기로 했다.

LG의 정상 도전에는 예상보다 오랜시간이 걸렸다. 구 전 회장도 롤렉스의 주인을 보지 못한 채 지난 2018년 눈을 감았다. 우승을 향한 염원이 컸던 LG 선수들은 2021시즌 초반 ‘시계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2023년 가을, 기다림의 끝이 다가오는 분위기다.

정규시즌 1위로 KS에 직행한 LG는 1994년 이후 29년 만의 통합우승까지 단 한 걸음만 남겨뒀다. LG는 KT 위즈에 KS 1차전을 빼앗겼지만 이후 3연승 신바람을 냈다. 1승만 추가하면 4승(1패)을 완성하고 트로피를 들어올린다.
LG의 우승 여부 만큼이나 롤렉스 시계의 주인도 관심사다.

4차전을 마친 시점에서 MVP에 가장 가까운 선수는 주장 오지환과 포수 박동원이다.

오지환은 이번 KS 4경기에서 타율 0.400(15타수 6안타), 3홈런 8타점을 퍼붓고 있다.

지난 KS 3차전에서 5회말 치명적인 실책을 저질러 실점 빌미를 제공했지만, 팀이 5-7로 뒤진 9회 2사 후 극적인 스리런포를 터뜨려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을 시작으로 4차전까지 매 경기 대포를 터뜨리면서 단일 시즌 최초 KS 3경기 연속 홈런 진기록을 새기기도 했다.

오지환에 맞서는 박동원의 활약도 만만치 않다. 정규시즌 초반 홈런 레이스를 지휘하며 LG의 선두 도약을 견인했던 박동원은 이번 가을에도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하고 있다.

2차전에서 3-4로 지고 있던 8회 역전 투런을 쏘아 올리는 등 KS 4경기에서 타율 0.385(13타수 5안타), 2홈런 4타점을 수확했다. 매 경기 선발 포수로 투수들과 호흡을 맞춰 KT 타자들을 묶어내는 것도 박동원의 역할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오지환과 박동원에 통큰 투자를 했던 LG로서도 기분 좋은 ‘롤렉스 시계 경쟁’이다.

LG는 지난해 11월 박동원과 4년 최대 65억원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다. 지난 시즌까지 주전 포수를 맡았던 유강남(롯데 자이언츠)이 FA로 팀을 떠나자 박동원을 영입해 안방을 보강했다.

지난 1월에는 오지환과 비FA 다년 계약으로 6년, 최대 124억원에 사인했다. LG가 FA 신분이 아닌 선수와 다년 계약을 한 것도 오지환이 처음이었다. 그만큼 LG는 오지환에 대한 신뢰가 깊었다.

팀의 확실한 투자에 빠른 응답이 이뤄지면서 봉인됐던 롤렉스 시계도 세상에 나올 준비를 마쳤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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