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 실수로 12명 뛴 포항…축구 경기 규칙 봤더니

  • 뉴시스
  • 입력 2023년 10월 28일 2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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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선수 투입되면 교체 아웃 선수 즉시 나가야
경기장 남은 김인성, 무자격선수 여부 쟁점 될 듯

프로축구 K리그1 전북현대-포항스틸러스전에서 일시적으로 포항 선수 12명이 경기장에 있는 일이 발생했다.

전북과 포항은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5라운드에서 1-1로 비겼다.

포항은 전반에 교체 실수를 저질렀다. 전반 26분 부상 당한 수비수 3번 김용환을 17번 신광훈과 교체시키려 했다. 김용환은 이미 경기장에서 벗어나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코칭스태프가 번호를 잘못 적어내는 바람에 이지형 대기심이 든 번호판에는 3번과 17번이 아닌 7번과 17번이 적혔다. 공격수 김인성이 수비수 신광훈과 교체하게 된 것이었다.

여기서 또 실수가 나왔다. 신광훈이 뛰어들어가 경기를 시작했지만 김인성은 그라운드를 빠져나가지 않았다. 김인성은 김용환과 신광훈이 교체된 것으로 여겼던 것이다.

전북이 이 사실을 파악하고 대기심에 항의했다. 상황을 들은 김영수 주심은 김인성에게 경기장에서 나가라고 지시했다. 이날 주장 완장을 달고 출전했던 김인성은 굳은 표정으로 벤치로 향해야 했다.

결국 포항은 전반 32분 김용환을 대신해 공격수 김승대를 추가로 투입했다. 교체 카드 1장으로 해결할 일에 2장을 쓰게 된 셈이었다.

교체 카드를 하나 더 쓴 정도로 무마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교체에 관한 축구 경기 규칙을 위반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국제축구평의회(IFAB) 축구 경기 규칙에 따르면 교체될 선수는 즉시 기술지역 또는 탈의실로 가야 하며 그 경기에서 더 이상 역할을 할 수 없다. 교체로 투입되는 선수는 교체 아웃되는 선수가 떠났을 때 비로소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다. 주심이 김인성에게 경고나 퇴장을 주지 않았지만 사후 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김인성을 무자격 선수로 규정한다면 문제는 더 커진다. 일각에서는 무자격 선수 규정을 들어 포항이 0-3 몰수패를 당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다만 연맹 경기 규정에는 ‘공식 경기에 무자격 선수가 출장한 것이 경기 중 또는 경기 후 발각돼 경기 종료 후 48시간 이내에 상대 클럽으로부터 이의가 제기된 경우 무자격 선수가 출장한 클럽이 0-3 패배한 것으로 간주한다. 다만 경기 중 무자격 선수가 출장한 것이 발각됐을 경우 해당 선수를 퇴장시키고 경기는 속행한다’는 내용이 있다.

무자격 선수는 K리그 미등록 선수, 경고 누적 또는 퇴장으로 인해 출전이 정지된 선수, 상벌위원회 징계, 외국인 출전 제한 규정을 위반한 선수 등을 뜻한다. 선발로 출전했고 경고도 받지 않은 김인성을 무자격 선수로 간주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아울러 경기장에 김인성이 뛰고 있음을 발각하고도 김 주심은 레드카드를 주지 않았다. 이는 주심이 김인성을 무자격 선수로 여기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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