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 ‘2경기 10골’…밀집수비 해법 힌트 찾았다?

  • 뉴시스
  • 입력 2023년 10월 18일 10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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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4-4-2서 4-1-3-2 포메이션으로 전환
홀딩 MF 한 명 두고, 2선 공격 숫자 늘려
수비 무게 둔 약팀 상대 효과 본 건 긍정적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과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준비하는 클린스만호가 10월 A매치 2경기에서 10골을 터트리며 상대 밀집수비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베트남과의 10월 두 번째 A매치에서 6-0으로 크게 이겼다.

지난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튀니지를 4-0으로 대파하고 첫 연승을 달린 대표팀은 베트남을 상대로 A매치 3연승을 질주했다.

결과뿐만 아니라 내용도 완벽했다. 지난해 카타르월드컵에서 강호 프랑스를 1-0으로 꺾는 이변은 연출했던 아프리카 강호 튀니지를 제압했고, 사실상 전원 수비로 나선 베트남전도 쉽게 골문을 열었다.

앞서 3월과 6월, 9월에 치른 A매치 6경기 동안 5골에 그쳤던 대표팀은 이번 10월 A매치 2연전에서는 무려 10골이 폭발했다. 경기당 평균 5골씩 넣은 셈이다.

무엇보다 베트남처럼 작정하고 수비라인을 내린 팀을 상대로도 대량 득점에 성공하며 자신감을 얻은 건 매우 긍정적인 신호다.

손흥민도 클린스만호의 득점력 상승을 반겼다. 그는 베트남전을 마친 뒤 “2경기 10골을 넣었다는 건 상대가 어떤 팀이 됐건 분명히 우리가 칭찬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휴식 차원에서 튀니지전을 건너뛰고 베트남전을 풀타임 소화한 손흥민은 최전방과 2선을 폭넓게 움직이며 연결고리 역할을 했고, 후반에는 직접 득점포까지 가동했다.

동시에 발전도 약속했다. 그는 “(많은 골을 넣었지만) 놓친 찬스들도 분명히 많았다. 더 마무리하는 연습을 하면 보다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득점 루트도 다양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고 대표팀에 돌아온 이강인(파리생제르맹·PSG)은 A매치 데뷔골을 포함해 2경기에서 3골 1도움으로 펄펄 날았다.

그동안 손흥민을 중심으로 흘러갔던 대표팀 공격 전술이 이강인으로 분산되면서 다채로운 공격 전개가 가능했다.

특히 이강인의 왼발은 프리킥과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강점을 보였고, 좌우를 흔드는 빠른 공수 전환도 가능하게 했다. 베트남전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헤딩 선제골을 이끌어낸 것이 대표적이다.

이강인은 “훈련할 때 어느 지역에 크로스를 올려야 할지 맞춰봐서 서로 잘 알게 되는 것 같다. 선수들이 원하는 곳으로 잘 들어간다”며 “앞으로도 잘 맞춰서 더 많은 골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11월부터 시작하는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앞두고 밀집 수비 해법을 찾기 위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5위 베트남과 평가전을 추진한 클린스만 감독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앞으로 수비에 중점을 두는 팀들을 만나게 될 텐데, 그들을 상대로 어떤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공부하게 됐다. 다만 경기를 어떻게 풀어갈지는 계속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경기에서 많은 실험을 하고, 많은 해답을 얻은 건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부임 후 중원에 2명의 미드필더를 배치한 4-2-3-1 전술을 주로 사용했던 클린스만 감독은 베트남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박용우(알아인) 한 명을 두고 공격쪽 숫자를 늘렸다.

손흥민은 조규성(미트윌란)과 함께 최전방 공격수로 올라갔고, 이강인이 황희찬(울버햄튼), 이재성(마인츠)과 연계플레이를 통해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처럼 공격에 무게를 둔 전술 운영은 베트남전 대량 득점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포백 수비를 보호하는 중원이 다소 얇아질 수 있지만, 약팀을 상대로는 역습 위협이 줄어 공격 카드를 늘리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한편 10월 A매치를 성공적으로 마친 대표팀은 다음 달 16일 싱가포르와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홈 1차전을 치른다. 이어 21일에는 중국과 원정 2차전을 갖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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