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데이원, 제명 조치…“리그 안정성 훼손”

  • 뉴시스
  • 입력 2023년 6월 16일 0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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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구단 체제 유지·9개 구단 체제 가능성 모두 열어놔
9구단 체제로 바뀔 경우 다음달 특별 드래프트 실시

2022~2023시즌 내내 재정난에 시달린 프로농구 고양 데이원이 결국 KBL 회원사 제명이라는 철퇴를 맞았다.

KBL은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제28기 제6차 임시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데이원을 회원사에서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KBL은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열고 약 2시간의 논의 끝에 데이원에 최후통첩을 했다. 4개월째 지급하지 못한 선수, 직원 관계자 임금을 비롯한 각종 부채를 이달 15일까지 해결하고, 앞으로 구단 운영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데이원은 부채를 청산하지 못했고, 차후 구단 운영 계획에 대해서도 이렇다 할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KBL 정관 제12조에는 구단을 운영할 능력이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총회에서 4분의 3 이상 찬성으로 구단을 제명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데이원을 포함한 10개 구단과 김희옥 KBL 총재까지 11명이 투표권을 행사한 결과 4분의 3 이상이 데이원의 제명에 투표했다.

김 총재는 “데이원이 정상적으로 구단을 운영할 의사와 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선수 임금 체불 등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거짓과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 리그의 안정성을 훼손했다“고 제명 결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구단이 KBL 총회를 통해 제명 조치된 것은 프로농구 출범 이후 처음이다.

김 총재는 ”프로농구가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다시 도약하는 시점에서 이 같은 상황을 맞게 돼 리그 운용을 총괄하는 총재로서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열성적으로 응원해주신 고양 팬들은 물론 농구 팬, 관계자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21~2022시즌이 끝난 뒤 고양 오리온 농구단을 인수해 창단한 데이원은 프로농구에 발을 들인 첫 시즌부터 KBL 가입비 납부 지연, 선수단과 구단 직원 임금 체불 등 재정난에 시달렸다.

캐롯손해보험을 네이밍스폰서로 유치해 2022~2023시즌을 치렀으나 부정적인 이슈가 이어진 탓에 후원 계약도 시즌 도중 종료됐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데이원은 정규리그 5위에 이어 4강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며 선전했다.

모기업 대우조선해양건설이 경영난이 이어진 가운데 데이원은 시즌을 마친 뒤 존속을 위해 경북 포항시, 부산시와 접촉했으나 스폰서 기업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이날 총회에서 후속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KBL은 10개 구단 체제 유지와 9개 구단 체제를 모두 염두에 두고 후속 조치를 해나갈 예정이다.

KBL은 ”데이원 소속 선수 18명은 모두 보호할 것“이라며 ”부산시가 남자 프로농구단 유치 의사를 강하게 밝힌 점을 고려해 부산시와 새로운 인수 기업을 물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적절한 인수 기업이 나타나지 않으면 9개 구단 체제로 2023~2024시즌을 준비한다. 이럴 경우 KBL은 다음달 말 소속 선수 18명 전원을 대상으로 특별드래프트를 실시한다.

특별드래프트는 동일한 확률로, 구단별 2명을 지명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2023~2024시즌에 한해 샐러리캡, 등록 정원 등에서는 예외 적용된다.

특별드래프트 실시 일자는 7월 21일로 잠정 결정했다. KBL은 구체적인 날짜가 후속 작업 진전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BL은 6월 1일 이후 임금 체불로 어려움을 겪는 선수들 연봉을 우선 지급하고 추후 환수할 계획을 세웠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수들의 상황을 고려해 긴급생활자금도 대여하기로 했다.

KBL은 데이원 경영총괄 박노하, 구단주이자 스포츠총괄 허재 공동대표에게 이번 사태에 상응한 행정적, 법률적 책임도 물을 계획이다.

김 총재는 ”데이원 소속 선수들이 안정된 여건 속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가능한 조치를 성실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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