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가을야구 꿈은 여기까지…롯데 포스트시즌 탈락 확정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3일 21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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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한 롯데 이대호. 롯데 제공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한 롯데 이대호. 롯데 제공
"이대호(40ㆍ롯데)는 덩치만 커서 말이야. 결정적일 때 한 게 뭐가 있어. 결국 롯데는 올해도 '가을 야구'도 못 가고 한심하다."

프로야구 롯데 팬 A 씨(57)는 2018년 10월 22일 부산 중구 영주동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이렇게 말했다.

이 이야기가 같은 술집에서 홀로 술을 마시던 역시 롯데 팬 B 씨(58) 귀에 들어가면서 말싸움이 시작됐다.

이 싸움은 길이 10cm 흉기를 들고 A 씨를 위협하던 B 씨를 부산 중부경찰서에서 출동한 경찰이 제압하고서야 끝이 났다.

2017년 준플레이오프 당시 사직구장 전광판. 롯데 제공
2017년 준플레이오프 당시 사직구장 전광판. 롯데 제공
이 뒤로도 롯데는 한 번도 가을 야구 무대를 밟지 못했다.

올해도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안방경기에서 두산에 3-9로 패하면서 ‘트래직 넘버’가 모두 사라졌다.

롯데는 이 경기 패배로 63승 4무 75패를 기록했다.

이제 롯데가 남은 2경기를 전부 이기고 5위 KIA(67승 1무 71패)가 남은 5경기에서 전패한다고 해도 순위를 바꿀 수는 없다.

3일 안방경기에서 5회말 2점 홈런을 날린 이대호. 롯데 제공
3일 안방경기에서 5회말 2점 홈런을 날린 이대호. 롯데 제공
그래도 이제는 A 씨조차 '이대호는 결정적일 때 한 게 없다'던 생각은 고쳤을 확률이 높다.

이대호는 5회말 시즌 23호 홈런(2회)을 치는 등 이날 2타수 1안타 3타점을 올리면서 시즌 100타점을 채웠다.

만 40세 이상 타자가 100타점을 기록한 건 2016년 이승엽(46ㆍ삼성ㆍ118타점)과 올해 이대호뿐이다.

이대호는 또 개인 7번째로 100타점 이상을 기록하면서 이승엽, 최형우(39ㆍKIA)와 함께 이 부문 최다 타이기록도 남겼다.

만루홈런을 친 뒤 동료 선수들에게 세리머니에 동참해 달라고 하고 있는 이대호. 롯데 제공
만루홈런을 친 뒤 동료 선수들에게 세리머니에 동참해 달라고 하고 있는 이대호. 롯데 제공
이대호는 2018년부터 이날까지 전체 OPS(출루율+장타력) 0.857보다 득점권 기록(0.912)이 높은 타자였다.

찬스에서 제 몫을 다하려 애썼지만 결국 한 번도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채 유니폼을 벗게 됐다.

이대호(1969경기)보다 1군 경기 출장 횟수가 많은데 한 번도 KS를 밟지 못한 건 강민호(37ㆍ삼성ㆍ2103경기) 뿐이다.

강민호 역시 데뷔 이후 14년을 롯데에서 보낸 선수다.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둔 한화 문동주. 대전=뉴스1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둔 한화 문동주. 대전=뉴스1
한편 이날 대전에서는 선두 SSG가 안방팀 한화에 4-7로 무릎을 꿇으면서 정규리그 우승에 필요한 '매직 넘버' 1을 지우지 못했다.

한화 신인 투수 문동주(19)는 이날 5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잡아내면서 SSG 타선을 4실점(3자책점)으로 막고 데뷔 첫 승을 거뒀다.

매직 넘버는 1위 팀이 이길 때뿐 아니라 2위 팀이 질 때도 하나씩 줄어든다.

2위 LG가 4일 잠실 안방경기에서 5위 KIA에 패하면 SSG는 정규시즌 첫 경기부터 끝까지 1위 자리를 지키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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