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뉴의 반전이냐, 차준환의 깜짝 메달이냐… 프리스케이팅 전망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9일 15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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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뉴 유즈루.
하뉴 유즈루.
8일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쇼트프로그램이 열린 중국 베이징 서우두 실내경기장. 관중들의 큰 환호 속에 등장한 하뉴 유즈루(26·일본)는 십자성호를 긋고 손을 가지런히 모아 짧은 기도를 한 뒤 우아한 연기를 시작했다. 2014 소치 올림픽, 2018 평창 올림픽을 제패한 ‘피겨 황제’답게 하뉴는 여유롭고 자신만만하게 스케이팅을 탔다. 하지만 첫 수행과제인 쿼트러플(4회전) 살코 점프를 수행하지 못하며 한 바퀴만 뛴 것으로 처리되면서 0점을 받았다.
●올림픽 3연패 노리는 하뉴, 프리스케이팅에서 반전 노리나
하뉴는 이날 총점 95.15로 쇼트프로그램 8위에 자리했다. 강력한 경쟁자이자 1위를 차지한 네이선 첸(23·미국·113.97점)과는 19점 정도 차이가 난다. 이 때문에 하뉴는 10일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 모든 것을 걸어야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할 수 있다.

프리스케이팅는 쇼트프로그램에 비해 약 2배의 점수가 걸려있기 때문에 하뉴가 국제대회에서 단 한 번도 성공사례가 없는 쿼드러플 악셀(4회전 반) 점프를 성공한다면 금메달도 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이미 쇼트프로그램에서 메달권 선수들과 점수가 큰 차이로 벌어져 있어 쿼드러플 악셀 점프 시도 여부와 상관없이 메달권 진입이 어려워 메달을 포기하는 대신 새로운 피겨 역사에 도전할 가능성도 크다. 한 피겨 해설위원은 “경기가 열려봐야 알겠지만 하뉴와 첸같은 최정상급 선수들은 프리에서 큰 점수 차이가 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하뉴가 메달과 상관없이 쿼드러플 악셀 점프를 시도해 ‘나는 쿼드러플 악셀을 뛸 수 있는 선수’라고 어필할 가능성이 높다”며 “더불어 점프를 성공한다면 심판들에게 강한 어필을 할 수 있어 역전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프리 세계신기록 보유자 첸, 안정적으로 금메달 딸까
네이선 첸
네이선 첸
프리스케이팅 세계신기록 보유자인 첸을 하뉴가 실제 넘을지는 미지수다. 첸은 점프성공률이 높고, 점프의 높이와 비거리가 좋아 점프에서 많은 가산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 앞서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세계신기록을 새로 작성하며 ‘클린’ 연기를 선보인 첸의 자신감이 프리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안소영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심판은 “첸은 이번 올림픽에서 하뉴가 가지고 있던 쇼트프로그램 세계신기록을 넘어섰다”며 “이런 기세가 10일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이어져 첸이 안정적으로 메달을 따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말했다.
●남자 피겨 ‘젊은 피’ 깜짝 메달 나오나
차준환
쇼트프로그램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인 한국과 일본 선수들의 메달 획득에 대한 관심도 높다. 한국 남자 피겨의 희망 차준환(21)은 쇼트프로그램에서 99.51점을 기록하며 4위에 올랐다. 지난달 ISU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기록한 자신의 개인 최고점(98.96)보다 0.55점 높다. 차준환이 쇼트프로그램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보이며 기존 목표였던 톱10을 넘어 메달 획득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 살코와 쿼드러플 토루프 점프를 시도할 예정이다.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는 쿼드러플 토루프 점프에서 3.8점이 감점됐고 쿼드러플 살코 점프에서 가산점을 받지 못했지만, 차준환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차준환은 “쿼드러플 토루프 점프는 조금씩 성공률이 높아지고 있다. 내일 공식 훈련과 모레 프리스케이팅을 앞두고 소화하는 마지막 훈련에서 컨디션을 완벽하게 끌어올리겠다”며 “(최종 순위에 대해서는) 욕심을 내지 않고 오늘처럼 좋은 연기를 펼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유마 카기야마. [베이징(중국)=뉴시스]
유마 카기야마. [베이징(중국)=뉴시스]
또 일본의 신예 기대주인 카기야마 유마(19)는 쇼트에서 자신의 선배인 하뉴와 우노 쇼마(25·105.9점)보다 높은 108.12점을 받으며 첸에 이어 2위에 자리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 없이 클린 연기를 펼친다면 유마가 이번 대회 최대 스타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안소영 심판은 “유마가 시간이 최대 2분 50초에 불과한 쇼트에서는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잘 했다”면서도 “다만 나이가 어려 최대 4분 10초에 이르는 프리에서 끝까지 집중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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