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빙질-찜찜한 판정…쇼트트랙, 믿을 건 자신의 스케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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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2월 7일 11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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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 최민정이 6일 오후 중국 베이징 수도실내체육관에서 훈련하고 있다. 2022.2.6/뉴스1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 최민정이 6일 오후 중국 베이징 수도실내체육관에서 훈련하고 있다. 2022.2.6/뉴스1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이 가장 크게 기대를 걸고 있는 쇼트트랙에서 불안정한 빙질과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 등 실력 외 문제들이 대두되고 있다. 예상치 못한 변수를 이겨내려면, 긴 시간 열심히 땀 흘려 준비한 자신을 믿고 당당하게 경기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7일 오후 8시30분(이하 한국시간)부터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대회 쇼트트랙 여자 500m, 남자 1000m 경기가 펼쳐진다.

지난 5일 쇼트트랙 첫날 혼성계주에서 예선 탈락, 메달 획득에 실패한 한국 쇼트트랙은 개인종목 돌입과 함께 다시 메달 사냥에 나선다.

여자 500m에는 최민정(성남시청), 남자 1000m에는 황대헌(강원도청), 박장혁(스포츠토토), 이준서(한국체대)가 출격해 쇼트트랙 대표팀과 한국 선수단 첫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시상대에 오르기 위해 한국 선수들은 개최국 중국을 비롯해 쇼트트랙 강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의 경쟁자들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특히 중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이었던 김선태 감독과 한국, 러시아 국가대표를 지냈던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을 코칭스태프로 영입해 전력이 더 강해졌다.

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계주 결승에서 헝가리와 캐나다 선수가 넘어지고 있다. 2022.2.6/뉴스1
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계주 결승에서 헝가리와 캐나다 선수가 넘어지고 있다. 2022.2.6/뉴스1

눈에 보이는 적들도 만만치 않은데, 이겨내야할 것이 더 있다. 바로 올림픽이 시작하기 전부터 경계령이 내려졌던 빙판의 질과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이다.

올림픽 쇼트트랙이 열리는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은 지난해 10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가 펼쳐진 장소와 동일하다. 당시 대회에 출전했던 선수들은 빙판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미끄러지는 일이 잦았다.

이번 대회도 다르지 않다. 지난달 30일 베이징에 입성, 빙질 적응에 나섰던 쇼트트랙 대표팀의 이유빈(연세대)은 “훈련을 할 때마다 빙질이 다른 것 같다. 감각을 익히는 것이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실제로 대회 첫날 혼성계주부터 넘어지는 선수들이 속출했다. 한국은 박장혁이 미끄러지며 조 3위에 머물러 탈락했다. 중국과 함께 혼성계주 우승을 다툴 것으로 여겨졌던 네덜란드는 여자 랭킹 1위 수잔 슐팅이 준결승 레이스 초반에 넘어져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있다. 그간 흘린 땀을 믿어야한다는 의미다. 이번이 3번째 올림픽인 대표팀 맏형 곽윤기(33·고양시청)는 “후배들에게도 자신있게 하라고 했다. 그래야 안 넘어진다. 실수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며 “불안하다고 해서 소극적으로 타면 더 실수하게 된다”면서 자신 있는 스케이팅을 조언했다.

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계주 준결승에서 관계자들이 비디오판독을 하고 있다. 2022.2.5/뉴스1
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계주 준결승에서 관계자들이 비디오판독을 하고 있다. 2022.2.5/뉴스1

또 다른 변수는 판정이다. 대회 전부터 한국은 중국의 홈 텃세를 우려했다. 실제로 혼성계주에서 중국은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 덕에 준결승 탈락을 면했고 이후 치러진 결승전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정상에 올랐다.

이미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판정 때문에 홈팀 미국에 금메달을 빼앗긴 악몽이 있는 한국 쇼트트랙으로서는 더 신경 쓰이는 상황이 됐다.

대회 전부터 “중국 텃세가 우려된다”고 말했던 곽윤기는 혼성계주 후 “우리도 판정의 피해를 볼 수 있다. 모든 나라를 조심해야 한다. 중국과 접촉은 물론이고 우리와 겨루는 모든 선수를 조심해야 한다. 어제 그런 확신이 들었다”고 ‘변수’까지 고려해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민정은 심판 판정에 최대한 신경쓰지 않으면서 자신의 경기를 펼쳐 변수를 이겨내겠다는 각오다.

대회를 앞두고 진천 선수촌에서 만난 그는 “판정은 그저 심판의 몫이다. 부당한 판정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도록 내 경기를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신의 스케이트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베이징=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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