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에이스 꽁꽁 묶어놓으며 KT-DB 야투율 떨어뜨려
전희철 감독 “선두 질주 공신”

프로농구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SK 전희철 감독(49)은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상대 에이스의 특징 분석을 통해 전담 수비 선수를 ‘매치업’시켜 잘 대응한 점을 꼽았다. 전력 분석 파트와 함께 다양한 분석을 한 결과 리그 최고의 판타지 스타인 허웅(DB) 허훈(KT) 형제를 전담으로 막는 ‘에이스 스토퍼’(스타 전담 수비수) 최원혁과 오재현이 업그레이드된 것을 높게 평가한다.
최원혁과 오재현은 공격력이 강한 가드 김선형의 수비 부담을 줄이고 상대 공격 시간을 지연시키는 수비수다. 각 팀의 에이스를 막고 있지만 특히 허웅과 허훈의 평균 기록을 줄이고 공격에 부담을 주는 것은 단순히 승리 이상으로 팀에 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전 감독은 본다.

최원혁 오재현 효과는 수치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허웅은 네 차례 SK전에서 평균 13.7점을 올렸다. 나머지 8개 팀 득점(17.1점)과 비교해 득점이 확연히 줄었다. 허훈에게는 두 차례 경기에서 19.5득점을 내줬지만 파생 공격 득점을 줄였다. 에이스 스토퍼로 둘을 잡는 노력을 하면서 KT(40.1%), DB(41.6%)의 팀 전체 야투율까지 끌어내렸다. SK를 상대한 9개 팀 중 가장 낮다. 3점 슛도 KT가 SK전에서 27.7%, DB도 29.4%로 저조했다. 에이스 중의 에이스를 잡는 노력으로 SK는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도 수비로 경기 흐름을 가져오는 농구에 자신감을 얻고 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