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공 위협받는 우크라 “러 선수 옆에 얼씬 말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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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겨울올림픽 D―9]

“국기를 든 채로 러시아 선수와 나란히 서지 말라.”

우크라이나 정부는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출전하는 자국 대표팀 선수단에 이렇게 주문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이 스포츠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 것이다. 바딤 구차이트 우크라이나 체육청소년부 장관은 24일(현지 시간) 자국 체르니고프 방송에 출연해 “러시아 선수들이 ‘도발’을 취할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게 될 대표 선수 45명과 수차례 논의를 거친 끝에 이렇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에서 러시아 선수와 나란히 서지 말 것을 강조한 건 지난해 열린 도쿄 올림픽 때 경험 때문이다. 당시 여자 육상 높이뛰기에서 우크라이나 대표 야로슬라바 마후치흐(21)가 동메달을 딴 뒤 러시아 출신 선수 마리야 쿠치나(29·금메달)와 함께 웃으며 사진을 찍어 우크라이나에서 논란이 일었다. 구차이트 장관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외교부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권고는 전체주의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는 882년 건국한 키예프공국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는 러시아 역시 마찬가지다. 옛 소련 구성국 가운데 하나였던 우크라이나는 현재도 인구 가운데 약 17.3%가 러시아인이다. 2014년 우크라이나에 친서방 정권이 들어서자 러시아는 무력시위를 펼친 끝에 크림반도를 병합했다. 현재도 러시아는 접경 지역에 병력을 10만 명 이상 배치하면서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을 하고 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우크라이나 정부#베이징 겨울올림픽#러시아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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