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설린저 없나”…‘게임 체인저’ 될 외인 찾기 나선 KBL 구단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11일 13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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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 제러드 설린저
KGC 제러드 설린저
지난 시즌 프로농구 최대 화제는 대체 외국인으로 KGC에 합류한 제러드 설린저(30·204cm)였다. 지난해 2월 말 한국에 입국해 자가 격리를 거친 뒤 3월 초 KBL 무대를 밟은 설린저는 한국 무대를 ‘폭격’했다.

정규리그 10경기서 평균 26.3점 11.7리바운드 1.9도움으로 숫자는 평범해보였지만 순도 높은 활약으로 ‘설교수’라는 애칭을 얻었고 4~5위를 오가던 KGC는 3위로 플레이오프(PO)에 올랐다. 그리고 PO 무대에서 KGC는 KBL 역사상 처음으로 10번 싸워 10번 모두 이기며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설린저는 KBL 역사상 최강의 ‘게임 체인저’였다.

2021~2022시즌이 4라운드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선두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팀들은 ‘제2의 설린저’를 찾아 반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불과 열흘여가 지난 올해만 해도 벌써 두 명의 새 외국인이 코트를 밟았다.

하지만 제2의 설린저는 커녕 평균 정도의 활약을 해줄 외인을 찾기도 힘든 게 현실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연일 확진자가 나오자 사무국은 하부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콜업을 쉽게 할 수 있게 제도를 고쳤다. 미국 스포츠매체 ESPN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NBA 코트에 선 선수가 544명으로 역대 월간 최다 기록이었다.

꿈의 무대에서 내린 조치로 과거 같으면 해외로 눈을 돌렸을 선수들이 이 콜업만 바라보게 됐다. 그 어느 때보다 넓어진 NBA 입성 기회를 잘 활용해 향후 NBA출신이라는 ‘스펙’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삼성 토마스 로빈슨
삼성 토마스 로빈슨
최근 한국 땅을 밟은 새 외국인들은 구단 입장에서는 대체로 성에 차지 않는다. 삼성의 경우 지난달 2012년 NBA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지명됐던 토마스 로빈슨(31·204cm)을 영입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9경기에서 로빈슨의 활약은 평균 14.7점 10.7리바운드로 미미하다. 공격리바운드가 4.1개로 많은데 이는 자신이 쏜 골밑 슛을 놓치고 잡은 게 많아서다. 평균실책이 4.2개나 되는 등 디테일을 들여다볼수록 실망스럽다.

DB 조니 오브라이언트
DB 조니 오브라이언트
DB의 경우 지난해 11월 8주 짜리로 영입한 대체 외국인 조니 오브라이언트(29·204cm) 와 최근 시즌이 끝날 때까지 함께 하기로 합의했다. 이상범 DB 감독은 “당시 선수 쪽에서 NBA 진출을 염두하고 먼저 단기계약을 요청했다. 이에 맞춰 대체 선수를 꾸준히 찾았는데 쉽지 않았다. 선수도 국내에서 뛰며 대우가 좋으니 생각을 바꾼 것 같다. 점차 리그에 적응을 하며 활약도 좋아지고 있어 그 부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브라이언트도 16경기에서 평균 11.7점 7리바운드에 그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미국발 나비효과로 설린저같은 ‘요행’을 바라기 어려워졌다. 이제 우승을 향한 확실한 길은 끈끈한 조직력, 부상 예방 같은 ‘내실’이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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