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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스포츠

“뒤는 걱정 말고 공격해” 홍정호, 24년 만의 ‘수비수 MVP’

입력 2021-12-08 03:00업데이트 2021-12-08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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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5연패 전북 최소 37실점 주역
11월 28일 대구전 등 결정적 골도
“중국서 좌절 때 불러준 팀에 보은”
신인상 울산 설영우도 수비수… 데뷔 무대 우승 김상식 감독상
올해 프로축구 K리그1에서는 수비수들이 최우수선수(MVP)와 영플레이어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전북의 5연패를 이끈 중앙 수비수 홍정호(왼쪽)가 MVP를, 준우승팀 울산의 측면 수비수 설영우가 최고의 신인으로 뽑혔다. 홍정호와 설영우가 6일 K리그1 2021 대상 시상식에서 나란히 트로피를 들고 있다. 주현희 스포츠동아 기자 teth1147@donga.com
“주민규(제주)가 받는 줄 알았어요.”

전북의 최초 5연패 및 통산 아홉 번째 우승을 이끈 중앙 수비수 홍정호(32)는 자신이 프로축구 K리그1(부)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을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본인도 팀 주장 자격으로 MVP 투표에서 주민규를 찍었다.

하지만 홍정호는 6일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K리그1 2021 대상 시상식에서 생애 첫 MVP 영광을 누렸다. 그는 12개팀 감독과 주장으로부터 각각 6표, 미디어 투표에서 56표를 받아 합산 점수 100점 만점에 48.98점으로 득점왕(22골) 주민규(39.45점)를 제쳤다. 이로써 홍정호는 수비수로는 1997년 김주성(당시 부산) 이후 24년 만에 MVP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K리그 역사에서 MVP상을 받은 중앙 수비수는 박성화(1983년), 한문배(1985년), 정용환(1991년), 홍명보(1992년), 김주성에 이어 홍정호가 여섯 번째다.

이번 시즌 36경기에 출전한 홍정호는 전북의 후방을 든든하게 지키며 시즌 팀 최소 실점(37골)의 주역이 됐다. 9월 5일 서울전에서 터뜨린 극적인 역전골과 11월 28일 대구전에서 터뜨린 선제골 역시 팀 우승의 결정타가 됐다. 홍정호는 “수비수는 공격수보다 주목을 덜 받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주장으로 매 경기 동료들과 치열한 준비를 했던 점을 잘 봐주신 것 같다”며 기뻐했다. 이번 시즌 자신의 최고의 장면으로는 9월 10일 라이벌 울산과의 대결에서 상대 이동준의 결정적인 헤딩슛을 걷어낸 순간을 꼽았다.

한국 중앙 수비수 최초로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했던 홍정호는 아우크스부르크에서 2013년부터 3시즌을 뛴 뒤 2016년 중국 프로축구 장수 쑤닝으로 이적한 뒤 걷잡을 수 없이 추락했다. 전북은 2018년 힘겨워하던 홍정호에게 손을 내밀었고, 그는 보란 듯이 화답했다. 홍정호는 “나를 찾는 팀이 없을 때 유일하게 손을 내밀어 준 전북에 꼭 보답하고 싶었다. 최고의 팀과 감독님, 동료들을 만나 이 자리에 왔다”고 의미를 짚었다.

초보 사령탑으로 전북을 다시 우승으로 이끈 김상식 감독(사진)은 감독상을 받았다. 김 감독은 “오늘이 18번째 결혼기념일인데 우승 후 각종 행사 때문에 집에 가지 못했다. 감독상 상금으로 아내에게 줄 가방이라도 사들고 가야 집에서 쫓겨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결혼기념일 얘기를 들은 홍정호는 “오늘이 아내 생일이다. 아내와 백화점에 가겠다”고 맞장구를 쳤다.

좌우 측면 수비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해내면서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울산 설영우(23)는 세상을 떠난 스승을 추억했다. 설영우는 울산대 재학 시절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주역인 고 유상철 전 인천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설영우는 “존경하는 유 감독님에게 상을 바친다. 하늘에서 보고 계신다면 ‘잘 커줘서 고맙다’고 말해 주셨을 것 같다. 보고 싶다”라며 애절함을 드러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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