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우리로 들어간 곰, 먼저 웃었다… 두산, PO 1차전 승리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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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강승호 2타점 적시타로 동점
5회 1사 만루 등판한 두산 홍건희, 3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MVP에
삼성 오승환은 4연속 안타 허용
사상 첫 PO 3전 2선승제 도입으로 첫승 거둔 두산, 유리한 고지 올라

9일 두산과 삼성의 2021 KBO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2015년 한국시리즈 2차전 이후 6년 만에
 대구에서 열린 가을잔치를 보기 위해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2만2079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이날 
4-6으로 패하면서 탈락 위기에 몰린 삼성은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12일 3차전을 위해 다시 
대구로 돌아올 수 있다. 대구=뉴스1
9일 두산과 삼성의 2021 KBO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2015년 한국시리즈 2차전 이후 6년 만에 대구에서 열린 가을잔치를 보기 위해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2만2079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이날 4-6으로 패하면서 탈락 위기에 몰린 삼성은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12일 3차전을 위해 다시 대구로 돌아올 수 있다. 대구=뉴스1
6년 만에 대구로 돌아온 가을 야구, 이번에도 웃은 건 곰이었다. 정규시즌 4위 두산은 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안방 팀 삼성(2위)에 6-4로 승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상 처음 3전 2선승제로 치러지는 PO에서 1차전을 가져가면서 두산은 한국시리즈(KS) 진출에 유리한 교두보를 쌓았다.

이 경기 전까지 대구(당시 시민야구장)에서 마지막으로 열렸던 포스트시즌 경기(2015년 10월 27일 KS 2차전)의 승자도 두산이었다. 당시 삼성에 6-1로 승리하며 2차전을 가져간 두산은 이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3, 4, 5차전을 쓸어 담으며 그해 정상에 섰다.

두산은 1회말 삼성 구자욱, 외국인 타자 피렐라에게 각각 적시 2루타를 내주며 2실점했다. 자칫 분위기를 상대에게 내줄 수 있는 상황. 그러나 두산은 곧바로 이어진 2회초 2사 만루 기회에서 반격했다. 9번 타자 강승호가 삼성 선발 뷰캐넌을 상대로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치며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정수빈의 땅볼 때 삼성 3루수 이원석의 실책이 나오면서 역전 주자 박계범이 홈을 밟았다. 양 팀은 8회에 한 점씩을 얻으면서 8회말까지 두산은 4-3의 간발의 리드를 지키고 있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장면은 9회초 두산의 공격 때 펼쳐졌다. 삼성은 2사 후 올 시즌 세이브 1위 ‘돌부처’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가을 DNA’로 무장한 두산 타자들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정규시즌에서 홈런을 한 개도 치지 못했던 박세혁이 오승환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쐐기 홈런을 친 게 시작이었다. 이후 김재호와 강승호, 정수빈이 연속 안타를 때리며 한 점을 더 달아났다. 2013년 이후 처음 한국 야구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아웃카운트를 한 개도 잡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삼성은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구자욱의 솔로포로 한 점을 따라갔지만 경기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삼성으로선 두 차례 1사 만루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게 뼈아팠다.

삼성 타선을 잠재운 건 두산 두 번째 투수 홍건희(29)였다. 5회말 1사 만루에서 등판해 오재일에게 병살타를 빼앗아내며 불을 끈 홍건희는 3이닝 동안 공 52개를 던지며 3피안타 1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틀어막았다. 올 시즌 최다 이닝, 투구 수를 기록한 그는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역대 3전 2선승제로 치러진 18차례의 포스트시즌에서는 1차전 승리팀이 100% 시리즈를 가져갔다.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두산이 이기면 사상 첫 7년 연속 KS 진출의 대업을 이룬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선발 요원인 백정현과 원태인을 묶어서 낼 생각”이라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유리한 조건으로 남은 경기를 치르게 됐지만 마지막까지 방심은 없다”고 말했다.

대구=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대구=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두산#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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