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일영 “시즌용 체중 도달… 체지방만 줄여 더 날렵”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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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즌 오리온서만 뛴 원팀맨
두 번째 FA서 SK 유니폼 입고
주말 컵대회서 새출발 앞둬
“팀이 원하는 3점슛 주력 위해 성공률 40%대로 올리려 최선”

올해 프로농구 ‘에어컨 리그’ 최대 화제는 ‘장신 슈터’ 허일영(36·사진)의 이적이었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순위로 오리온에 지명된 그는 11시즌 동안 ‘원팀맨’으로 활약해 왔다. 5년 전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할 당시 오리온에 잔류했다. 5년 뒤 다시 FA 자격을 얻은 그는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SK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 기간은 3년, 보수총액은 3억 원(연봉 2억4000만 원, 옵션 6000만 원)이다.

“FA 자격을 얻고 밤잠을 설칠 정도로 많이 고민했다. 현실에 안주하느냐 변화를 택하느냐의 문제였다. 그러던 중에 SK에서 연락이 왔다. 나를 필요로 하는 팀이 있다는 생각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고 결심을 했다.” 7일 전화 인터뷰에서 허일영이 밝힌 이적 당시 상황이다.

최준용(200cm), 안영준(196cm), 최부경(200cm) 등 장신 포워드가 많지만 외곽에서 한 방을 책임져 줄 슈터가 없어 수년 동안 골머리를 앓던 SK는 국가대표 출신에 왼손잡이 장신(195cm) 슈터인 허일영의 합류가 반갑기 그지없다. 오리온의 ‘상징’은 이제 SK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 됐다.

허일영은 비시즌 중 왼쪽 발목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빠르게 몸을 만들었다. 시즌 개막(10월 9일)이 한 달가량 남았지만 ‘시즌용 체중’이라고 하는 94kg을 이미 만들었다. 단순한 감량이 아닌 체지방 위주의 감량이다. 그는 “전희철 감독님이 나이가 들수록 체지방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해 줬다. ‘한번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뺐다”고 말했다. 예년과 차이 없는 몸무게지만 체지방이 빠진 허일영의 턱선은 20대 때처럼 날렵하다.

효과는 코트에서 확인하고 있다. 최근 5차례 연습경기에 나선 그는 평균 13.8점을 넣으며 펄펄 날았다. 경기당 1.8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는데, 성공률이 60%에 달했다. 같은 코트에 선 상대 선수로서는 그가 슛을 던질 때마다 ‘들어갔다’고 느낄 수밖에 없을 높은 성공률이다.

“팀이 제게 원하는 모습은 ‘3점’일 거예요. 팀이 바뀌었다고 슛을 던지고 리바운드에 가담하는 제 원래 스타일이 바뀌지는 않을 겁니다. 다만 지난 시즌 3점슛 성공률(36.4%·통산 성공률은 40.4%)이 떨어졌는데 이 수치를 끌어올리고 싶은 욕심은 있어요.”

허일영은 11∼18일 경북 상주에서 열리는 2021 KBL 컵대회에서 SK맨으로 처음 공식 무대에 오른다. 전희철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SK는 연습경기 4승 1패로 상승세를 타며 컵대회 기대감을 높였다. 슈터 허일영의 가세가 장신 포워드가 많은 SK에 날개를 달아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허일영은 “팀을 옮길 때 마지막 팀이라는 비장한 생각을 갖고 왔다. 정규리그 전초전을 치르는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 주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프로농구#장신 슈터#허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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