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주영대, 남자 탁구 단식에서 한국 첫 금메달

도쿄=황규인기자 , 패럴림픽공동취재단 입력 2021-08-30 13:56수정 2021-08-3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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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메달 김현욱·동메달 남기원
세계랭킹 1위 주영대(48·경남장애인체육회)가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그러면서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 은메달에 그쳤던 아쉬움도 털어내게 됐다.

주영대는 30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도쿄 패럴림픽 탁구 남자 단식 TT1 결승에서 ‘한솥밥 후배’ 김현욱(26·울산장애인체육회·5위)을 3-1(11-8, 13-11, 2-11, 12-10)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 끼리 결승전이었다. 이미 동메달을 획득한 ‘맏형’ 남기원(55·광주시청▽3위)이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두 선수 모두 편안한 마음으로 기량을 마음껏 펼쳐보였다.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김민 탁구 대표팀 TT1 코치는 주영대와 같은 경남장애인체육회 소속으로 두 선수가 공정한 승부를 벌이도록 아예 경기장에 들어오지 않고 경기장 밖에서 TV로 중계를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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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대가 1세트 시작과 동시에 8-4로 기선을 제압했지만 ‘막내’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잇달아 서브 포인트를 따내며 9-8까지 따라붙은 김현욱이 “좋아!”를 외치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주영대는 더 이상 추격을 용납하지 않았다. 날선 코스, 포핸드 드라이브로 내리 2점을 따내며 11-8로 마무리했다.

2세트 때는 김현욱이 강력한 포핸드 드라이브로 맞섰다. 4-6의 스코어를 순식간에 7-6으로 뒤집었다. 날카로운 서브, 영리한 네트플레이를 선보이며 10-8, 매치포인트를 잡았다. 그러나 랭킹 1위는 괜히 랭킹 1위가 아니었다. 노련한 주영대는 내리 2점을 따라잡으며 듀스 상황을 만들었다다. 일진일퇴 공방 끝에 주영대가 13-11로 2세트를 가져갔다.

3세트에는 김현욱의 반격이 불을 뿜었다. 적극적인 공격, 로빙 플레이로 9-1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11-2로 김현욱이 이겼다.

마지막 4세트는 대접전이었다. 6-6, 7-7, 8-8, 9-9 동점이 이어졌고 김현욱이 세트 포인트를 먼저 잡았지만 주영대가 공격을 성공하며 또다시 10-10 듀스가 됐다. 주영대는 위기에서 흔들리지 않았다. 12-10으로 승리하며 팽팽한 승부를 결정지었다.

주영대는 체육 교사를 꿈꾸며 경상대 체육교육학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1994년 여름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됐다. 4년간 집밖에 나오기 힘들 만큼 큰 시련에 빠졌던 그는 PC통신을 통해 ‘동병상련’ 장애인들과 아픔을 나누며 서서히 몸도 마음도 회복해갔다.

웹디자이너로 일하던 중 한때 평생 진로로 생각했던 스포츠가 다시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08년 복지관에서 재활운동으로 탁구를 시작했다. 운동 신경은 어디로 도망가지 않았다. 2014년 인천 장애인아시아경기에서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경남장애인탁구협회 사무국장 등 장애인 스포츠 행정가 활동도 시작했다.

은메달리스트 김현욱은 2011년 낙상사고 후 지인 추천으로 탁구를 만났다. 포핸드 드라이브가 장기인 그는 2018년 세계장애인탁구선수권 금메달을 통해 또렷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첫 패럴림픽 도전인 도쿄 무대에서 예선, 8강, 4강 4경기에서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결승에 올랐고, 선배 주영대가 그러했듯 첫 도전에서 첫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4강에서 주영대와 결승 진출을 다퉜던 ‘맏형’ 남기원도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은 이 종목 금·은·동메달을 싹쓸이했다.

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패럴림픽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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