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0명 중 8명은 설탕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기업들에 ‘설탕세(설탕 과다 사용 부담금)’를 물리는 데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탕세로 마련된 재원을 필수의료 인력과 시스템 지원 등에 활용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27일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이 국민 103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80.1%가 설탕세 도입에 찬성했다. 탄산음료 과세에는 75.1%, 과자·빵·떡류에는 72.5%가 찬성 의사를 보였다.
특히 담뱃갑 경고문처럼 첨가당의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 표시 도입에는 94.4%가 찬성했다. 조사 대상자의 85.9%는 식품 첨가당이 만성질환의 주원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10명 중 7명 이상은 세계 각국 정부가 설탕 섭취를 줄이기 위한 각종 규제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을 모른다고 답했다. 설탕세는 이미 120여 개국이 도입한 글로벌 표준 정책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2016년 회원국에 국민건강 보호를 위해 설탕세 도입을 권고했다.
설탕세를 시행한 국가에서는 실제로 각종 제품들의 설탕 함량이 대폭 줄었다. 영국에서는 2018년 ‘설탕 음료 산업 부담금(SDIL)’을 도입한 후 과세 대상 청량음료의 설탕 함량이 47% 감소했다. 설탕 함량이 높았던 음료의 65%는 세금 부과 기준 미만으로 성분을 변경했다. 유럽에서는 코카콜라, 펩시콜라 같은 대기업들이 일부 제품의 설탕 함량을 30~50% 줄였다.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은 “최근 의료계에서 과도한 설탕 섭취가 뇌 구조 변형과 우울증까지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며 “설탕세 도입에 관한 건의는 단순한 규제가 아닌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촉구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설탕세로 마련된 재원을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재투자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설탕세 재원 활용처 선호도를 묻는 항목에서는 학교 체육활동 및 급식 질 향상(87%), 노인 건강지원(85%), 필수공공의료 인력 및 시설 지원(82%), 저소득층 건강 지원(81%) 순으로 응답 결과가 나왔다.
윤영호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장은 “설탕세 조세 저항을 줄이려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재투자하고, 국가 재정 충당을 위한 세금 성격이 아님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학교 건강문화사업단은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대한민국 헌정회와 함께 다음 달 12일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설탕 과다 사용부담금 도입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공동 개최하고 논의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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