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의 2002년생 ‘젊은 피’ 정상빈이 패기 넘치는 모습으로 팀의 FA컵 8강 진출을 이끌었다. 두려울 게 없는 상승세로 최근 국가대표팀까지 발탁된 정상빈은 자신이 왜 최고의 주가를 자랑하고 있는지 스스로 증명했다.
수원은 26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안양과의 하나은행 FA컵 2021 16강전에서 전후반 90분과 연장전을 0-0으로 마친 뒤 실시한 승부차기에서 4PK2로 이겼다.
후반 32분 투입된 정상빈은 득점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2가지 장면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첫 장면은 연장후반 5분 나왔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팽팽한 흐름 속에서 수원이 프리킥 기회를 얻었다. 승부를 끝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정상빈은 한석종, 니콜라오, 강태원 등이 준비하고 있는 공 주변으로 다가가 직접 차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박건하 수원 감독은 그런 정상빈에게 기회를 줬고, 정상빈은 절묘한 슈팅을 날렸다. 비록 골대를 때려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급박한 상황에서 선배들을 제치고 나선 패기와 자신감 만큼은 일품이었다.
두 번째 장면은 승부차기였다. 정상빈은 안양의 3번째 키커가 실패에 3-2로 앞선 상황서 수원의 4번째 키커로 나섰다. 실패한다면 절호의 기회를 날릴 수 있는, 부담감이 아주 큰 순간이었다. 그런데 너무 대범했다.
정상빈은 킥을 하기 전 정민기 안양 골키퍼와 5초 넘게 ‘눈싸움’을 벌였다. 보통 키커들은 승부차기 전 흔들리지 않기 위해 골키퍼의 눈을 피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린 정상빈은 두 눈을 부릅뜨며 물러서지 않고 맞섰다. 이어 정민기가 서 있던 한가운데로 슈팅을 날려 성공시켰다.
심리 싸움에서도 전혀 위축되지 않았고, 오히려 ‘막을 테면 막아보라’는 식의 두둑한 베짱을 보인 셈이다.
최근 무서운 기세로 한국 축구 전체를 흔들고 있는 당돌한 유망주다운 2가지 장면이었다.
한편 정상빈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에 발탁, 오는 31일 소집된 뒤 6월부터 열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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