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cm 꺽다리 박지수는 언더-훅 슛 갖춘 박지수가 필요해요

용인=유재영 기자 입력 2021-04-20 03:00수정 2021-04-20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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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 1 기술 농구’가 박지수 목표… 시즌 중엔 골밑 플레이 집중 아쉬워
외국서 필요한 다양한 기술 연습… WNBA 참가 위해 18일 美출국
김연경 언니도 새 도전 격려해줘
용인=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박지수 몸이 두 개였으면 좋겠어요.”

한국여자농구 ‘국보급’ 센터 KB스타즈 박지수(23·196cm)를 만나 2020∼2021시즌을 마친 소감을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15일 경기 용인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지수는 홀가분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복잡한 감정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은 듯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상(MVP)과 득점상, 리바운드상, 블록상 등 전무후무한 7개 부문 상을 휩쓸고도 삼성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준우승에 머물러 편하게 웃지 못했다. 우승을 놓친 것에 대해 팀에 미안함도 있고 본인 실력에도 만족하지 못했다. “회의감이 많이 들었던 시즌이었어요. 키 커서 농구한다는 얘기를 듣기 싫어 노력을 많이 했는데 이번 시즌 내내 내 실력이 정말 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박지수는 “주변에서 외국인 선수들과 경쟁하려면 언더 슛이나 훅 슛 등 다양한 공격 기술을 갖춰야 된다고 조언해 주시는데, 막상 국내 시즌에 들어가면 일단 이겨야 하니까 골밑에서 신장을 살릴 수 있는 단순하고 확실한 플레이만 하게 되더라. 나 스스로도 그 정도 경쟁력이 돼야 하는데, 도달하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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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즌이 끝나고 소속팀인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라스베이거스에 합류하기 위해 18일 미국으로 출국한 것도 농구의 ‘배고픔’을 채우기 위해서다.

박지수는 챔피언결정전이 끝나고 출국하기 전까지 스킬 트레이너와 WNBA 무대에 대비한 새로운 공격 옵션 연습에 매달렸다.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 제도가 폐지된 상황에서 박지수라는 존재는 다른 선수들에게 큰 동기 부여가 됐다. 필사적으로 박지수를 막기 위해 상대 팀 4, 5번 포지션 선수들이 많은 준비를 했고, 코트에서 잠재력을 뿜어냈다. 1∼3번 선수들도 박지수를 공략하기 위해 작전을 다양하게 수행해야 했다. 박지수가 최근 침체기를 겪고 있는 한국 여자농구의 전반적인 전술 강화에 큰 역할을 한 셈이다.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박지수가 허리가 꺾이는데도 리바운드를 잡고 몸을 던져 루스볼을 잡는 등 투지를 보여 한국여자 농구를 살렸다고 찬사를 보냈다. 박지수는 “정말 시즌 초에는 나에게 협력 수비가 들어오더라도 편안하게 즐겼는데 나중에는 어디로 수비가 들어오는지 시야에 안 잡히더라. 여자농구가 ‘재미없다’라는 평가를 바꾸는 데 조금이라도 일조한 것 같아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도전이 될 미국 출국에 앞서 고민도 생겼지만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된다’는 생각과 함께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다른 모습을 지닌 또 다른 박지수를 만들다 보면 한 계단 올라설 수 있다고 마음먹은 그는 ‘배구 여제’ 김연경의 격려도 힘이 됐다. “언니가 ‘원하는 길을 자신있게 가라’고 해주셨어요. 시간이 어려움을 조금씩 지워줄 것이라고도 말해주셨는데 그 말을 믿고 또 언니를 닮아보기로 했어요.”

박지수는 5월 15일 개막하는 WNBA에 출전한 뒤 도쿄 올림픽 여자농구 대표팀 합류를 위해 다시 귀국할 예정이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광팬인 박지수는 여자농구의 ‘BTS’를 노리고 있다. ‘Baseketball Technical Specialist.’

용인=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박지수#여자농구#kb스타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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