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수록 나아지는 AI 골프로봇에 박세리도 분패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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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엘드릭’ 평균 비거리 274m 자랑
배우 김상중-박세리가 교대로 상대
거리대결 이긴 朴, 퍼팅엔 패배
“대처능력 약해도 정교함-힘 우수”

‘골프 여제’ 박세리가 지난달 30일 SBS가 방송한 인간과 인공지능(AI)의 대결 프로그램에서 영화배우 김상중과 한 팀을 이뤄 AI ‘엘드릭’(오른쪽 사진)과 골프존카운티 무주에서 세 가지 부문에서 승부를 겨뤘다. 왼쪽 사진은 첫 번째 대결인 롱드라이브에서 스윙 준비를 하고 있는 박세리. SBS 제공
‘골프 여제’ 박세리가 지난달 30일 SBS가 방송한 인간과 인공지능(AI)의 대결 프로그램에서 영화배우 김상중과 한 팀을 이뤄 AI ‘엘드릭’(오른쪽 사진)과 골프존카운티 무주에서 세 가지 부문에서 승부를 겨뤘다. 왼쪽 사진은 첫 번째 대결인 롱드라이브에서 스윙 준비를 하고 있는 박세리. SBS 제공
‘골프 여제’ 박세리(44)가 인공지능(AI)과 샷 대결을 펼쳤다. 결과부터 말하면 대표적인 멘털 스포츠라는 골프에서 일관성을 유지하며 실패를 통해 개선된 결과를 끌어낸 AI의 승리였다.

지난달 30일 SBS가 방송한 인간과 AI의 대결 프로그램을 통해 박세리는 영화배우 김상중과 한 팀을 이뤄 골프존카운티 무주에서 AI ‘엘드릭’과 세 가지 부문에서 승부를 겨뤘다.

엘드릭은 높이 2.1m, 중량 136kg의 진화형 스윙머신이다. 골프 장비 테스트와 선수들의 스윙 분석을 위해 개발됐다.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274.32m(약 300야드)에 이르는 파워에 5m 이내 퍼팅 성공률이 60%인 정교함을 겸비했다. 풍속과 풍향을 읽고, 스윙할 때 사람의 어깨 회전과 손목 동작을 그대로 재현하는 게 특징이다. 레이더와 카메라를 통해 정확한 거리 계산도 가능하다. 2016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피닉스오픈 프로암대회에 나와 5차례 시도 만에 홀인원에 성공하기도 했다.

첫 번째 대결은 롱드라이브 경기로 3차례 샷을 해 가장 멀리 보낸 쪽이 이기는 방식. 엘드릭은 첫 번째 시도에서 OB 구역에 공을 보낸 뒤 나머지 시도에서 204.08m, 223.2m를 기록했다. 바람 변화의 영향인 것 같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세리는 첫 번째 시도에서 236m를 날려 기선을 제압했다.

두 번째 대결은 ‘니어 핀’으로 150m 거리 파3 홀에서 총 30회 샷을 해 홀에 가장 근접한 기록을 남기는 쪽이 이기는 경기였다. 엘드릭은 샷을 거듭할수록 공을 핀에 가깝게 붙였지만 김상중은 체력 탓인지 실수가 많아졌다. 결국 홀 근처 35cm에 붙인 엘드릭이 김상중(3.8m)을 크게 앞섰다.

마지막 대결은 퍼팅 성공 횟수로 승패를 가렸다. 박세리가 3m 거리 퍼팅을 세 차례 시도해 모두 실패한 반면 엘드릭은 첫 번째만 실패하고 나머지 두 번은 모두 성공시켰다. 5m 거리 퍼팅에서 김상중은 세 차례 모두 실패하고, 박세리가 두 번 성공시켰다. 엘드릭은 첫 번째 실패 뒤 다음 퍼팅을 홀에 떨어뜨려 승부를 결정지었다.

박세리는 경기 뒤 “AI가 힘과 정교함은 앞섰지만 티샷 때 바람 등에 대한 순간적인 대처는 부족해 보였다. AI가 아직 보완할 점이 많아 보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기광 국민대 교수(운동역학 전공)는 “퍼팅에서 AI가 결정할 요소는 그린 읽기, 공의 속도와 방향 정도라 계산과 동작 실행이 사람보다 용이하다”며 “반면 인간은 그린을 정확하게 읽었더라도 퍼팅 거리 조절과 어드레스가 매번 다를 수 있어 드라이버보다 어려운 과제가 된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인공지능#엘드릭#박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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