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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스포츠

‘대학 선발’ 타이틀 버리고…U-23 농구 대표팀 만들면 어떨까?

입력 2021-01-12 16:55업데이트 2021-01-12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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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우연히 일본농구협회(JBA) 홈페이지를 들여다보고 화들짝 놀랐다. JBA가 올해 열릴 예정인 도쿄올림픽을 대비한 강화 훈련에 참가할 일본 남자 농구 대표팀 후보 명단 발표 내용을 보고 ‘준비가 참 빠르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지나치려는 순간, 범상치 않은 명단이 또 하나 눈에 들어왔다. ‘2023년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중점 강화 선수 명단’이라는 명칭으로 프로와 대학의 젊은 유망주 위주로 구성된 22명의 B 대표팀 명단을 동시에 발표한 것. 3년 뒤에 있을 월드컵에 참가가 유력한 자원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JBA의 목표가 분명히 보였다.

면면을 보니 22명의 평균 나이는 21.5세. 일본에 이런 유망주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알차게 명단을 꾸렸다. 대학 선수 6명 중 10대는 3명이었다. 일본 청소년 대표를 지낸 다나카 치카라(19·188cm)는 미국 전문 스포츠 트레이닝 기관인 IMG 아카데미 소속으로 선발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에 재학 중인 와타나베 휴(23·207cm)와 하치무라 아렌 (22·196cm·토카이대) 등은 혼혈 유망주다. 하치무라 아렌은 일본이 최근 길러낸 스타로 NBA(미국프로농구) 워싱턴에서 뛰는 하치무라 루이(23·203cm)의 동생이다. JBA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0) 여파로 지난해 계획된 소집 훈련을 하지 못했으나 올해도 이들에 대한 강화 훈련 계획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일본 농구에 정통한 현지 스포츠 전문가는 “일본 농구가 기량 발전 가능성이 큰 18~22세 사이 선수들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는 단면”이라며 “선수들에게는 자신이 관심을 받고 관리되고 있다는 점 자체로 큰 동기 부여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부러운 마음에 시선을 돌려 국내 사정을 보면 답답하다. 대학 농구가 위축되면서 고교 때까지 걸출했던 유망주들의 기량 발전이 더디다. 지난해에는 모 대학 에이스 선수가 프로 구단에 지명을 받지 못했다. 수준 높은 팀과 경기할 기회가 없는 건 둘째 치고 관심을 받지 못해 의욕을 상실해버린 선수 케이스를 여럿 본다. 축구처럼 U-21, U-23 대표팀을 운영하면서 뚜렷한 목표 의식을 주는 일도 없다. 때문에 고졸 선수들의 프로 진출은 더 늘어나겠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다. 최근 연세대와 고려대 몇몇 선수들을 만나보니 이구동성으로 하는 고민이 “대학 때 나의 존재감이 사라지고 있다” 였다. 물론 선수의 노력이 중요하지만 농구계도 기량 성장이 가장 가파를 시기의 선수들이 외면 받는 현실을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이현중

그 시작으로 고리타분한 옛 ‘대학 선발’의 타이틀은 치우고 NCAA(전미대학스포츠협회) 1부 데이비슨 대학에서 뛰는 이현중(21·202cm)과 용산고 괴물 여준석(19·204cm) 등을 망라해 U-23 농구 대표팀을 처음으로 구성해보는 게 어떨까. 코로나19 시기를 감안해 명단만 발표해도, 더 나아가 조심스럽게 대표팀과 매치를 해보는 것도 농구 관심을 유도하는 차원에서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KBL(한국농구연맹), 또 대한민국농구협회 회장 선거에 단독으로 출마한 기업인 출신 후보에게 작은 아이디어를 던져봤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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