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MVP 상패에서 ‘인종차별’ 커미셔너 이름 사라진다

  • 뉴시스
  • 입력 2020년 10월 3일 1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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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MLB) 최우수선수(MVP) 상패에서 인종차별주의자였던 케네소 마운틴 랜디스 초대 커미셔너의 이름이 사라진다.

AP통신의 3일(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는 찬반 투표에서 89%가 찬성해 MVP 상패에서 랜디스의 이름을 빼기로 결정했다.

폴 설리번 BBWAA 회장은 “우리는 더 이상 랜디스의 이름과 연관되지 않을 것이다”며 “올해 MVP 상패에는 그의 이름이 없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설리번 회장은 “내년 MVP 상패에 새로운 이름을 추가할지, 올해처럼 놔둘지에 대해서는 건강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랜디스 초대 커미셔너는 1920년부터 1944년까지 MLB를 이끌었다. 랜디스는 극심한 인종차별주의자였고, 그의 재임 기간 동안 흑인 선수들은 단 한 명도 MLB 무대를 밟지 못했다.

메이저리그에 유색 인종이 등장한 것은 랜디스가 커미셔너직을 내려놓고 사망한 뒤였다. 랜디스가 사망하고 3년 뒤인 1947년 재키 로빈슨이 유색 인종으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랜디스는 1931년 MVP 선정과 시상 권한을 BBWAA에 넘겨줬다. 1944년 월드시리즈 도중 BBWAA는 투표를 통해 랜디스의 이름을 MVP 상패에 넣기로 결정했다. 당시 BBWAA는 “랜디스와 기자들과의 관계를 기념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MVP에게 수여된 상패에는 ‘케네소 마운틴 랜디스 기념 야구상(Kenesaw Mountain Landis Memorial Baseball Award)’이라는 글자가 원형으로 크게 적혀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사회에서 인종차별 반대 움직임이 거세졌고, 이와 맞물려 MVP 상패에도 75년 만에 변화가 생기가 됐다.

상패에서 랜디스의 이름을 삭제해야한다고 주장해 온 1995년 내셔널리그 MVP 수상자 배리 라킨은 “내게 있어서 MVP는 모든 것이 긍정적인 상이어야 한다. 구름이 드리워져서는 안된다”며 “MVP의 영예는 그 자체로 빛난다. 이름은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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