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설움 꽉 누르고… 1번 꽉 잡은 ‘LG 출루머신’

강홍구 기자 입력 2020-09-25 03:00수정 2020-09-25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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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의 기회 놓치지 않은 홍창기
2020시즌 프로야구가 뒤늦게 막을 올린 5월 5일, LG 외야수 홍창기(27·사진)는 출전하지 못하고 더그아웃을 지켰다. 이튿날인 6일에는 2-5로 패색이 짙은 9회말 1사에 대타로 투입됐으나 삼구삼진으로 물러섰다. ‘퓨처스리그(2군) 타격왕 출신’이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그를 눈여겨보는 팬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 정도 유망주는 너무나 많았다.

그로부터 넉 달 넘게 지나 이제 홍창기는 LG 팬들에겐 없어선 안 될 선수가 됐다. 6월 30일 KT전 자신의 1군 첫 홈런을 11회말 끝내기 홈런으로 장식하며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킨 데 이어 현재 팀의 붙박이 리드오프로 거듭나고 있다. 24일 현재 팀에서 가장 많은 63경기를 1번 타자로 소화하고 있다. 타율 0.282에 3홈런, 26타점, 73득점, 7도루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 LG에서 탄생한 대표적인 ‘신데렐라’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안산공고 3학년 시절 참가한 2012 신인 드래프트에서 호명되지 못한 홍창기는 프로무대 대신 건국대에 진학해 기량을 갈고닦았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 재도전한 끝에 전체 3라운드 27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었지만 1군의 벽은 높기만 했다. 데뷔 시즌인 2016년 3경기 5타석에 나서 무안타에 그쳤던 그는 시즌이 끝난 뒤 입대해 경찰야구단에 들어갔다. 2017년 북부리그 타격왕을 차지한 뒤 2018년 복귀했지만 지난해에도 23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래도 묵묵히 실력을 키우다 이번 시즌 주전 외야수 이형종, 이천웅 등의 부상 공백을 메우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홍창기는 7월 중순부터 꾸준히 붙박이 주전으로 출전하고 있다. 류중일 LG 감독은 홍창기를 예로 들며 “선수는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줄 알아야 한다”고 선수단에 강조하고 있다.

특히 1번 타자에게 중요한 출루율에서 좋은 기록을 남기고 있다. 24일 현재 출루율은 0.407이다. 상대 투수의 유인구에 잘 속지 않는 뛰어난 선구안을 지닌 덕분이다. 23일 SK와의 경기에서도 1번 타자로 출전해 4타수 2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류 감독도 “1번 타자 역할을 다 잘해주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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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규정 타석을 채우면서 ‘중고 신인왕’ 후보로도 거론될 만큼 위상이 올라갔다. 고졸 신인으로는 역대 9번째로 선발 10승을 따낸 KT 소형준(19)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홍창기 역시 입단 후 5년간 한 시즌 60타석 이하라는 신인왕 자격을 충족하고 있다. 특히 3위 경쟁 중인 LG와 KT는 26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9일 동안 총 6경기(3일 더블헤더 포함)를 치른다. KT를 상대로 이래저래 홍창기의 승부욕이 넘치게 됐다.

홍창기가 LG 1번 타자가 되기까지

2011년 8월: 안산공고 3학년, 신인드래프트 지명 실패 ▽ 2012년 3월: 건국대 진학 ▽ 2015년 7월: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야구 대표로 참가. 동메달 ▽ 2015년 8월: 건국대 4학년, 3라운드 27순위로 LG에 지명 ▽ 2016년 12월: 군 입대, 경찰야구단 입단 ▽ 2017년 9월: 퓨처스리그 북부 타격왕(0.401) ▽ 2018년 9월: 군 제대. LG 복귀(2019년 23경기 타율 0.250 3득점) ▽ 2020년 6월: KT전 데뷔 첫 홈런을 연장 11회말 끝내기 홈런으로 장식 ▽ 2020년 9월: LG 주전 1번 타자(24일 현재 107경기 타율 0.282 73득점)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프로야구#홍창기#출루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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