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9일 만에 3연승…한화 불펜 ‘삼총사’ 맞으면서 강해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5일 22시 08분


한화의 베테랑 마무리 정우람(35)이 앞으로는 고독하지 않을까.

24일 LG를 꺾으면서 지난해 9월 16일 이후 339일 만에 3연승을 거둔 한화의 최대 소득은 마운드에 ‘새 필승조’가 등장했다는 것이다. 덕분에 6월초 최원호 감독대행 부임 이후 종종 8회부터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던 정우람의 숨통도 트이게 됐다.

강재민
강재민(23), 윤대경(26), 김종수(26). 한화 팬들에게도 낯선 이 선수들은 한화가 3연승을 거둔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이들이 승리의 발판을 잘 다져준 덕에 정우람도 3경기에서 2와 3분의 1이닝만 던지며 2세이브를 거둘 수 있었다. 한 경기는 4점 앞선 상황에서 등판해 세이브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

윤대경
이들은 시즌 전엔 주목받던 자원이 아니었다. 대졸 신인 강재민(2차 4라운드 38순위)은 스프링 캠프부터 호투 행진을 해온 남지민(19), 한승주(19) 같은 상위로 지명된 고졸 신인들의 활약에 가려졌다. 2013년 삼성에 지명됐다 방출된 뒤 일본 독립리그에서 뛴 윤대경은 지난해까지 1군 무대를 밟은 적이 없다. 윤대경과 같은 해 한화에 지명된 김종수는 8라운드(전체 74순위) 출신으로 언제 유니폼을 벗는다 해도 이상할 게 없는 선수였다. 하지만 바닥부터 포기를 모르고 구슬땀을 흘려온 이들은 한용덕 감독의 사임 이후 한화가 ‘강제 세대교체’에 돌입하면서 기회를 얻었고 이를 놓치지 않고 있다. 24일 현재 윤대경의 평균자책점은 1.73(27경기 26이닝 5자책), 강재민은 2.10(26경기 25와 3분의 2이닝 6자책)으로 준수하다. 김종수는 최근 몇 경기에서 부진해 평균자책점이 5.33으로 뛰긴 했지만 29경기에서 25와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1승 1패 5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김종수
KT와 LG(2연패)는 최근 상승세였지만 한화의 첫 시즌 3연승 제물이 됐다. 남은 시즌 한화가 언제든 매운 고춧가루를 뿌릴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24일 현재 한화는 25승 1무 63패로 사상 첫 ‘시즌 100패 페이스’라는 우려를 받고 있다. 하지만 맞으면서 맷집을 키워온 영건들의 활약이 있어 미래가 마냥 어둡지만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배중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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