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버린 루친스키… NC ‘승리 아이콘’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작년 불운 털고 11승 단독선두

지난해 연이은 호투에도 9승(9패)에 그치며 불운의 아이콘으로 불린 NC 외국인 투수 루친스키가 올해는 화끈한 타선을 등에 업고 ‘승리요정’으로 거듭났다. NC 제공
지난해 연이은 호투에도 9승(9패)에 그치며 불운의 아이콘으로 불린 NC 외국인 투수 루친스키가 올해는 화끈한 타선을 등에 업고 ‘승리요정’으로 거듭났다. NC 제공
그가 불운에서 벗어나자 팀도 순항 중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 NC의 선두 질주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에이스 중책을 잘 수행하고 있는 루친스키(32·미국)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다. 16차례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루친스키는 11승 1패 평균자책점 2.31의 특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각 팀의 에이스들이 치열한 다승왕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승수 쌓기 레이스에서 고비를 맞아본 적이 없는 루친스키가 현재로서는 경쟁자들보다 한발 앞선 모양새다.

지난해 KBO리그에 데뷔한 루친스키는 불운의 아이콘이었다. 선발로 30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3.05(8위)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평균자책점이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선수 중 10승을 못 거둔 유일한 투수였다. 9승을 거두는 동안 패배도 9차례 떠안았다.

올해는 달라진 모습이다. 삼성과의 개막전부터 무실점 호투로 기분 좋은 승리를 챙긴 루친스키는 6월 10일 두산을 상대로 6이닝 2실점으로 잘 던지고도 진 것 빼고는 등판 때마다 착실하게 승수를 추가하거나 팀 승리의 발판을 놨다. 선발 투수의 덕목인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만 14차례(리그 공동 2위) 해준 루친스키 덕에 그가 등판한 16경기에서 NC는 13승을 거뒀다(승률 0.813).

비시즌 동안 특별한 변화가 없었는데도 눈을 비비고 다시 볼 만한 변화다. 프로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루친스키는 올 시즌 패스트볼(22.1%), 싱커(30.9%), 슬라이더(28.1%), 커브(13.9%) 등 자신이 가진 구종을 지난해와 비슷한 비율로 구사하고 있다. 전체적인 구속은 오히려 지난 시즌보다 떨어졌다. 고속으로 분류됐던 슬라이더는 평균 시속 140km에서 138.4km로, 커브도 131.8km에서 129.1km로 ‘평범’해졌다. 하지만 빠른 공 일변도에서 구종 간 구속 차가 생기며 상대하기가 더 까다로워졌다는 평가다. 루친스키는 비시즌 동안 하체훈련에 집중하며 구속보다 예리한 공 만들기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 시즌에는 NC 타선도 루친스키가 등판할 때마다 기를 팍팍 살려주고 있다. 지난 시즌 평균 4.01점의 득점 지원(리그 21위)을 받던 루친스키는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7.37점의 지원을 받고 있다.

올 시즌 루친스키에게는 지난 시즌 두산에서 활약한 린드블럼의 향기가 묻어나온다. 린드블럼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득점 지원(7.07)을 받으며 20승(다승 1위)을 거두고 소속 팀의 통합 우승까지 이끌었다. 창단 첫 한국시리즈 챔피언을 노리는 NC로서는 루친스키의 기세가 시즌 마지막 날까지 이어지길 바랄 뿐이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프로야구#루친스키#승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