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에 파워… ‘패스 달인’ 원두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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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수비형 MF로 91% 성공률
186cm 상주 박용우도 돋보여
기성용의 중원 지배력 닮아가
벤투 감독도 최근 유심히 관찰

이번 시즌 프로축구 K리그1에서 주목할 만한 포메이션은 4-1-4-1이다. 선두 울산, 2위 전북, 4위 상주 등 상위권 팀을 비롯해 부산과 수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4-1-4-1’의 핵심은 최전방 원톱과 2선 공격수 4명을 뒷받침하고 수비 4백 위에 자리하는, ‘1’에 해당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다. 강한 체력과 많은 활동량으로 4백 수비를 도우면서, 빌드업의 시발점으로 공격 자원들을 지원한다.

특히 울산과 상주는 제공권에 파워까지 갖춘 장신의 ‘볼란치(수비형 미드필더)’를 팀 전술의 핵으로 활용하고 있다. 기성용(31·189cm·서울)이 보여줬던 중원의 지배력을 닮아가고 있는 울산의 원두재(23)와 상주 박용우(27)가 그 주인공이다.

187cm의 장신으로 도쿄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핵심이기도 한 원두재는 중앙 지역에서 연결하는 패스 정확도가 돋보인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원두재는 이번 시즌 11경기에서 총 633개의 패스를 시도해 577개를 성공시켰다. 성공률은 91.2%. 중앙 지역에서의 성공률은 93.1%(467회 시도, 435개 성공)로 더 높아진다. 득점 기회를 만들려는 이청용과 윤빛가람 등에 적절한 패스 지원을 했다는 의미다. 중거리 패스 성공률도 94%(232회 시도, 218개 성공)로 상당히 높다. 본인의 득점과 도움은 없지만 리그 전체 득점 1위(34골)인 울산 공격의 바탕이 되고 있다.

이번 시즌 14경기에 출장하면서 상주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박용우(186cm)도 수비 진영에서 안정적인 빌드업이 돋보인다. 동료들이 패스할 곳이 막힐 때 눈치 빠르게 접근해 공을 받아 다시 전개하면서 공 점유율을 높이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전체 패스 성공률은 87.3%(866회 시도, 756개 성공)인데 수비 지역에서는 92.3%(104회 시도, 96개 성공)로 높아진다.

K리그 현장에서는 오랜만에 ‘대형 볼란치’가 나왔다는 평가다. 지난해 백승호(다름슈타트), 정우영(알사드), 주세종(서울) 등을 내세워 4-1-4-1 포메이션의 빌드업 등을 실험했던 파울루 벤투 축구 대표팀 감독도 울산과 상주 경기를 찾아 원두재와 박용우의 활약을 지켜봤다. 한준희 축구 해설위원은 “보통 수비형 미드필더들은 활동량은 많아도 투박한 면이 있는데 원두재와 박용우는 체격 조건이 좋은 데다 투박한 모습 없이 상대 압박을 이겨낸다. 다재다능함을 갖춘 대성할 자원”이라고 평가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k리그#프로축구#울산 원두재#상주 박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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