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하자마자 더워졌다…전례 없이 바쁜 K리그 여름이적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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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현대가 미드필더 신형민을 재영입했다. (전북 제공) © 뉴스1
전북현대가 미드필더 신형민을 재영입했다. (전북 제공) © 뉴스1
선수도 감독도 구단 프런트들도 경험한 적 없는 시즌을 소화하고 있는 2020년 K리그가 어느덧 한 달의 일정을 마쳤다. 올 시즌 K리그는 애초 2월말 시작하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계속 미뤄져 5월8일에야 막을 올렸는데, 다행히 바이러스와 관련된 불상사 없이 무사히 한 달을 보냈다.

선수들을 비롯해 구성원 안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감사한 일이나 전체적으로는 시행착오도, 우여곡절도 많다.

베테랑 지도자 황선홍 대전 감독은 “코로나19 때문에 연습경기를 너무 못했다. 실제로 경기를 하면서 선수를 파악하고 조직력을 끌어올려야하는데 여의치가 않다”고 어려움을 호소했고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남일 성남 감독은 “선수들 컨디션 조절이 쉽지가 않다. 아무래도 코로나19 여파가 있는 것 같다. 우리도 다른 팀들도 확실히 선수들의 감각이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고 애로사항을 전했다.

시즌을 시작한지는 불과 한 달 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여름이 왔다는 것도 운영을 어렵게 하는 대목이다. 본래 시즌 초반 경기를 거듭하면서 선수 개개인도 팀도 단단해진 뒤 뜨거운 여름을 지나 ‘가을 축구’를 향해 달려가는 게 일반적인 사이클인데 갑자기 더워지니 이 적응도 쉽지 않다.

아직 축적된 ‘실전경기’가 적은데 감독과 선수들은 떨어지는 체력과 그에 따른 플랜B를 고민해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여름 이적시장이 펼쳐지는 큰 이유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오는 25일부터 7월22일까지 추가로 선수등록을 받는다. 이 기간을 놓치면 올 시즌은 더 이상 전력보강을 꾀할 수 없다.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특히 올 시즌은 앞서 소개한 이유들로 스쿼드 보강 필요성이 큰 상황이다.

때문인지 아직 등록 시작일이 꽤 남아 있음에도 ‘오피셜’ 소식들이 전해지고 있다. 외국인 선수 교체 등을 제외하면 ‘큰 건’이 잘 성사되지 않은 여름 이적시장이지만 올해는 다르다. 제법 굵직한 이름들이 이미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조현우 골키퍼가 울산으로 떠나며 뒷문이 약해진 대구FC는 지난달 29일 J리그 콘사도레 삿포르에서 뛰던 국가대표 골키퍼 구성윤을 영입했다. 구성윤은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K리그 이적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일본 J리그가 중단된 터라 한층 빨리 한국행을 타진했다. 전북 신형민의 친정 복귀도 코로나19 영향이 컸다.

신형민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중국 베이징 런허로의 이적을 추진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꼬였다. 예상치 못한 악재와 함께 신형민은 소속팀 없이 공중에 붕 떠버렸다. 이때 새로운 수비형MF를 찾지 못해 허리라인 운영에 어려움을 겪던 전북이 움직였고 6개월 계약에 성공했다.

김남일 감독 체제로 선전하고 있는 시민구단 성남FC는 발 빠른 움직임으로 J리그 FC도쿄의 나상호 영입 직전까지 왔다. 2부리그인 대전하나시티즌도 독일 분데스리가2 홀슈타인 킬 소속의 측면 풀백 서영재를 데려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거의 모든 팀들이 ‘즉시전력감’ 수급을 위해 분주하게 작업 중이다.

통상적으로 여름 이적시장의 중요 포인트는 ‘외국인 선수’였다. 시즌을 앞두고 마땅한 인재를 찾지 못해서 선택을 미뤄왔던 자리를 채우거나, 나름 고민해서 뽑았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선수를 바꾸는 것에 많은 구단들이 신경을 썼다. 하지만 올 여름에는 외국인 선수 등록과정이 쉽지가 않다.

K리그1 한 구단 프런트는 “괜찮은 외국인 선수를 점찍었다고 해도 선뜻 추진하기가 어렵다. 코로나19로 이동이 어려워진 것이 가장 큰 이유”라며 “코로나19 여파로 일단 국내에 들어오면 자가격리 기간을 거쳐야한다. 기본적으로 2주가 소요된 후 선수를 테스트했는데 만약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면 아주 난감해진다”고 설명했다.

이런 배경과 함께 많은 이들이 외국인 선수보다는 ‘한국 선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더 바쁘다. 한 구단 관계자는 “움직일 수 있는 자원들이 한정돼 있는데 전력을 보강하고 싶은 팀은 많으니, 올여름은 더 땀을 많이 흘려야할 것 같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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