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이게 삼바축구 아이가!” 영남서 뭉친 ‘브라질 향우회’

정윤철 기자 입력 2020-05-27 03:00수정 2020-05-2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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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하면서도 자주 모여 향수 달래
‘힘내라 브라질!’ 세리머니 프로축구 K리그1 울산의 공격수 주니오가 9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상주와의 안방경기(4-0 울산 승)에서 전반 7분 선제골을 터뜨린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통받고 있는 고국 브라질의 국민들에게 바치는 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유니폼 상의 속 티셔츠에는 포르투갈어로는 ‘힘내라 브라질!’, 영어로는 ‘안전하게 지내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영남권에 연고를 둔 프로축구 K리그1 구단들에는 각 팀의 핵심으로 꼽히는 브라질 출신 외국인 선수들이 많다. 서로 가까운 거리에 살고 있는 이들은 정기적으로 가족 동반 식사를 하고, 서로를 응원하기 위해 불쑥 경기장을 찾는 등 두터운 친분을 자랑한다. K리그1의 전체 외국인 선수는 39명으로 이 중 10명이 브라질 국적이다.

‘영남권 브라질 향우회’로 불리는 모임의 대표적인 선수는 울산 공격수 주니오(34), 대구의 공격 콤비 세징야(31)와 에드가(33), 부산의 특급 왼발 호물로(25)다. 호물로는 “집이나 펜션에 모여 각자가 준비해 온 브라질 음식을 나눠 먹는다. 모두가 행복한 시간이다”라고 말했다. 브라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가운데 이들은 고국에 있는 가족들과도 자주 통화하며 현지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주니오는 9일 상주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유니폼 상의를 들어올리는 세리머니를 했는데, 상의 속 티셔츠에는 포르투갈어로 ‘힘내라 브라질!’이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주니오는 “코로나19로 고통받는 브라질 국민을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라운드 밖에서 뜨거운 우정을 나누는 영남권 브라질 향우회. 하지만 K리그1이 3라운드까지 치러진 가운데 경기장에서 받아든 각자의 성적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K리그 4년 차 주니오는 물 오른 득점 감각을 뽐내고 있다. 3경기 연속 골맛을 본 그는 5골로 득점 1위에 올라 있다. 2위 양동현(성남)과는 3골 차. 24일 호물로를 적으로 만난 부산전(1-1 무)에서도 주니오는 최전방을 부지런히 누비며 1골(페널티킥)을 넣었다. 경기장 밖에서는 대게, 회 등 다양한 음식을 접하며 한국 생활에 적응하고 있다. 주니오는 “한국에서 가족 같은 브라질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어 힘이 된다. 하지만 경기장에서는 최선을 다해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7년 K리그2(2부) 부산에서 한국 무대에 데뷔한 호물로는 팀의 승격을 이끌면서 올 시즌부터 1부 무대에서 실력을 검증받고 있다. 부산 사투리로 한국말을 배운 그는 지난해 득점에 성공한 뒤 “마! 이게 부산이다!”라고 외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날카로운 왼발 킥을 앞세워 지난 시즌 정규 리그 14골을 터뜨렸지만 올 시즌은 1골에 그치고 있다. 울산전에서는 72.2%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며 공격을 조율했지만 2개의 슈팅이 골문을 벗어났다. 아직 승리가 없는 부산(1무 2패)이 상승세를 타기 위해서는 호물로를 중심으로 한 공격력이 살아나야 한다. 호물로는 “그라운드에서 브라질 동료를 만나면 ‘행운을 빈다’는 말을 잊지 않고 건넨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이 승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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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공격 포인트 전체 1위(15골, 10도움)에 오른 세징야와 11골을 넣은 에드가는 우울한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에 고전하고 있는 에이스 세징야(무득점)는 사타구니 부상까지 겹쳐 24일 전북전(2-0 전북 승)에 결장했다. 이날 특급 도우미 세징야의 부재 속에서 전방에 고립된 에드가(1골)도 득점포가 침묵했고 대구는 2개의 슈팅에 그치는 빈공에 시달렸다. 이병근 대구 감독대행은 “세징야가 있고 없는 것에 따라 팀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가 빠르게 복귀해 활력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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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주니오#호물로#세징야#에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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