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팬 야구 갈증 풀어주자” 구단들 청백전 자체중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두산, 전문해설자까지 투입 호평… 한화-KIA도 23일부터 경기 중계
MLB기자 “한국은 야구 하고 있다”… 트위터에 부러움 담은 글 올려
두산 새 원투펀치 알칸타라-플렉센… 150km 넘는 위력투로 기대감 키워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의 자체 청백전을 중계하기 위해 구장 외야에서 경기장을 향해 설치된 촬영 카메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프로야구 개막이 연기된 가운데 각 구단은 연습경기 자체 중계를 마련하며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오른쪽 작은 사진은 중계 전문 업체가 참여해 포털사이트를 통해서도 생중계된 21일 두산의 청백전. 두산 제공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의 자체 청백전을 중계하기 위해 구장 외야에서 경기장을 향해 설치된 촬영 카메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프로야구 개막이 연기된 가운데 각 구단은 연습경기 자체 중계를 마련하며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오른쪽 작은 사진은 중계 전문 업체가 참여해 포털사이트를 통해서도 생중계된 21일 두산의 청백전. 두산 제공
팀의 근간인 원투 펀치가 모두 새 얼굴이다. 하지만 리그 연기를 아쉬워해야 할 정도로 새 얼굴들의 컨디션이 좋다.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디펜딩 챔피언 두산의 청백전을 바라보는 팀 관계자들은 흐뭇한 표정이었다. 이날 각각 청팀과 백팀의 선발 투수로 나선 외국인 투수 알칸타라와 플렉센이 나란히 호투했기 때문이다. 알칸타라는 2이닝 3피안타 2삼진 무실점, 플렉센은 2이닝 1피안타 3삼진 1볼넷 무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단순히 기록상의 성적이 좋은 게 아니었다. 전광판에 찍힌 최고 구속이 알칸타라는 시속 155km, 플렉센은 152km일 정도로 구위가 위력적이었다. 지난해 KT 소속으로 KBO리그 풀타임을 치른 ‘유경험자’ 알칸타라는 넓은 잠실구장에서 ‘명품’으로 꼽히는 두산의 수비진을 십분 활용할 줄 아는 여유도 보였다. 두산은 지난 시즌 이후 린드블럼이 메이저리그(MLB)로 재진출하는 등 외국인 원투 펀치가 모두 바뀌어 2연패가 가능하겠냐는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이날 나란히 마운드에 선 새 원투 펀치의 위력은 오히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리그 연기를 아쉬워해야 할 정도였다.

그런데 야구팬들도 이날 두산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을 TV로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개막 연기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각 구단은 연습경기를 자체 중계하며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키움의 경우 18일과 20일 치러진 청백전을 자체 중계했고, 두산도 21일 청백전부터 자체중계를 시작했다. 중계 전문 업체와 손잡은 두산은 잠실구장 곳곳에 중계 카메라를 설치하고, 전문 해설자까지 불러들였다. 팬들은 “마치 정규 리그를 보는 것 같다”고 호평했다. 이날 두산의 연습경기는 포털사이트를 통해서도 생중계됐다.

한화도 23일부터 이틀마다 치러질 청백전 3경기를 자체 유튜브 채널인 ‘이글스 TV’에서 생중계한다. KIA 역시 23일부터 치러지는 홍백전 4경기를 유튜브 채널인 ‘KIA타이거즈 TV’에서 생중계할 예정이다.

존 헤이먼 MLB네트워크 기자가 22일 트위터에 올린 글. 그는 “한국에서는 야구를 하고 있다. 이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썼다. 존 헤이먼 MLB네트워크 기자 트위터 캡처
존 헤이먼 MLB네트워크 기자가 22일 트위터에 올린 글. 그는 “한국에서는 야구를 하고 있다. 이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썼다. 존 헤이먼 MLB네트워크 기자 트위터 캡처
국내에서 펼쳐지는 야구의 활기찬 모습은 야구 종주국인 미국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MLB 네트워크’의 존 헤이먼 기자는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의 자체 청백전 중계를 부러워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한국에서는 야구를 하고 있다. 이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썼다. MLB는 미국 내 코로나19가 급속 확산하면서 16일부터 단체 훈련을 금지하고 스프링캠프 훈련장에 있는 선수들에게도 귀가를 장려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구단별로 자체 방역을 철저히 하고 선수단과 외부인의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단체 훈련뿐 아니라 ‘실전’의 일환인 청백전을 치르며 개막일을 기다리고 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대구경북 지역을 연고로 둔 삼성도 22일 안방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국내 첫 자체 청백전을 치렀다. 홍준학 삼성 단장은 “야구장은 평소 사람이 많이 모이지 않는 대구 외곽 지역에 있다. 우리 구단이 통제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방역과 통제를 철저히 해 안전하게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배중 wanted@donga.com·조응형 기자
#프로야구#청백전#자체 중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