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펜싱 확진 3명으로 늘어… 국가대표 선수단 관리 ‘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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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대회 다녀온 에페팀서 ‘양성’… 男사브르 11명도 현지서 함께 생활
선수단서 추가 감염자 나올 수도… 협회 “증상없다” 격리 지시 안해
두 선수 자유롭게 외부활동해 논란
대한체육회 “해외서 복귀 선수단 무조건 3주간 자가 격리 조치”

헝가리 국제대회에 출전했던 펜싱 여자 에페 국가대표 선수 8명 가운데 3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전체 국가대표 선수단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남녀 펜싱 에페 대표팀 선수와 지도자, 의무 관계자 등 21명은 15일 귀국 후 열흘간 각자 휴식을 취하다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24일 충북 진천선수촌에 복귀할 예정이었다. 현지에서 에페 대표팀과 버스를 같이 이용했던 남자 사브르 대표팀 선수단 11명도 마찬가지. 현지에서 함께 생활했기 때문에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번에 확진 판정을 받은 대표 선수 3명 가운데 2명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자 적극적으로 자가 격리를 하지 않았다. 한 명은 귀국 직후 진천선수촌으로 이동해 선수촌 바깥 주차장에서 자신의 차량을 찾아 경기 남양주시 자택으로 갔다. 이 과정에서 선수촌 내 2차 감염도 우려될 만하다. 다른 선수는 진천의 친구 집에 머물다 함께 바람을 쐬기 위해 1박 2일로 충남 태안으로 갔다. 이 선수는 후배의 첫 확진 소식을 듣자마자 태안의료원을 찾아 검사를 받았다. 태안군 관내에서 접촉한 주민 4명은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다.

물론 제대로 자가 격리를 하지 않은 선수들에게 문제가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 각국 선수들과 경기장, 호텔 레스토랑 등에서 자주 마주칠 수밖에 없는 대표팀 선수들에 대해 귀국 후 세밀한 관리 조치를 취하지 않은 대한체육회와 대한펜싱협회의 대응도 안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펜싱협회 관계자는 “출국 당시 검사에서 선수 전원이 음성 판정을 받았고, 유증상자도 없었기 때문에 귀국 후 가급적 외출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자가 격리를 명확히 지시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조종형 펜싱 국가대표 총감독은 19일 국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도쿄 올림픽에서 메달 기대주로 꼽히는 펜싱 대표 선수들이 제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게 됐다.

대한체육회는 앞으로 펜싱 대표팀 선수들의 경우 음성 판정을 받더라도 추가로 2주 동안 따로 격리해 관찰할 방침이다. 또 해외 체류 후 귀국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자가 격리 등과 관련해 더 강화된 관리지침을 19일 종목별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현재 진천선수촌에 입촌한 선수들은 4주 외출, 외박이 금지된 상태다. 주말 가족 면회를 금지하는 것도 논의할 예정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해외에 있다가 복귀하는 선수단은 무조건 3주 동안 자가 격리하고 음성 판정을 받아야 입촌을 허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재영 elegant@donga.com·조응형 기자
#펜싱 국가대표#코로나19#확진 판정#자가 격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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