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펜싱 선수 8명 중 3명이 코로나 확진…대표팀 관리 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9일 19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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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진천에 위치한 국가대표선수촌. © News1
충북 진천에 위치한 국가대표선수촌. © News1
헝가리 국제대회에 출전했던 펜싱 여자 에페 국가대표 선수 8명 가운데 3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전체 국가대표 선수단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남녀 펜싱 에페 대표팀 선수와 지도자, 의무 관계자 21명은 15일 귀국 후 열흘간 각자 휴식을 취하다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24일 충북 진천선수촌에 복귀할 예정이었다. 현지에서 에페 대표팀과 버스를 같이 이용했던 남자 사브르 대표팀 선수단 11명도 마찬가지. 현지에서 함께 생활했기 때문에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번에 확진 판정을 받은 대표 선수 가운데 A, B 선수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자 적극적으로 자가 격리를 하지 않았다. A 선수는 귀국 당일 공항에서 진천선수촌으로 이동해 선수촌 바깥 주차장에서 자신의 차량을 찾아 경기 남양주시 자택으로 갔다. 선수촌 출입구 근처에서 근무하는 직원과 보안 관계자들과 접촉 가능성이 있었다. 이들을 통한 선수촌 내 2차 감염도 우려될 만 하다. B 선수는 충북 진천의 친구 집에 머물다 함께 바람을 쐬기 위해 1박2일로 충남 태안으로 갔다. 태안국 관내에서 접촉한 주민 4명은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다. B 선수는 후배의 첫 확진 소식을 듣자마자 태안의료원을 찾아 검사를 받았다. B 선수 친구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제대로 자가 격리를 하지 않은 선수들도 물론 문제가 있지만 해외에서 각국 선수들과 경기장, 호텔 레스토랑에서 자주 마주칠 수밖에 없는 대표팀 선수들에 대해 귀국 후 세밀한 관리 조치를 취하지 않은 대한체육회와 대한펜싱협회의 대응도 안이했다는 지적이다. 한 협회 관계자는 “출국 당시 검사에서 선수 전원이 음성 판정을 받았고, 특별한 유증상자도 없었기 때문에 귀국 후 가급적 외출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자가 격리를 지시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조종형 펜싱 국가대표 총감독은 국민들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대한체육회는 앞으로 펜싱 대표팀 선수들의 경우 음성 판정을 받더라도 추가로 2주 동안 따로 격리해 관찰할 방침이다. 또 해외 체류 후 귀국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자가 격리 등과 관련해 더 강화된 관리 지침을 19일 종목별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현재 진천선수촌에 입촌한 선수들은 4주 외출, 외박이 금지된 상태다. 안전을 위해 주말 가족 면회를 금지하는 것도 논의할 예정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해외에서 있다가 복귀하는 선수단은 무조건 3주 동안 자가 격리하고 음성 판정을 받아야 입촌을 허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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