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얼굴인데 코트선 맹수 돌변… ‘인기 대통령’ 허훈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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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올스타 팬투표 1위… 형 허웅 이어 형제 사상 첫 기록
득점 찬스 만드는 능력 뛰어나고 3점슛만큼은 ‘농구 대통령’ 앞서

프로농구 KT 허훈이 데뷔 후 처음으로 올스타전 팬투표 1위에 올랐다. 허훈은 이번 1위 등극으로 형 허웅과 함께 KBL 최초 ‘형제 팬투표 1위’ 진기록을 세웠다. KBL 제공
프로농구 KT 허훈이 데뷔 후 처음으로 올스타전 팬투표 1위에 올랐다. 허훈은 이번 1위 등극으로 형 허웅과 함께 KBL 최초 ‘형제 팬투표 1위’ 진기록을 세웠다. KBL 제공
허훈(24·KT)이 2019∼2020시즌 프로농구 올스타 팬투표 1위에 오르며 ‘별 중의 별’에 등극했다. ‘허재 막내아들’로 주목을 받아온 허훈은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며 KBL의 새로운 스타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25일까지 진행한 올스타 팬투표 결과 허훈은 총 투표수 11만4187표 가운데 5만104표를 받아 최다 득표의 영예를 안았다. 2위는 4만5952표를 받은 LG 김시래(30)가, 3위는 4만2030표를 받은 KT 양홍석(22)이 차지했다. KBL 올스타전에는 팬투표 상위 24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득표수 1, 2위 허훈과 김시래는 올스타전 양 팀 주장이 돼 드래프트를 통해 팀 구성을 한다. 올스타전은 내년 1월 19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다.

허훈이 올스타 팬투표 1위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형 허웅(26·DB)은 2015∼2016시즌과 2016∼2017시즌 2년 연속 올스타 팬투표 최다 득표를 했다. 형제가 팬투표 1위를 기록한 것은 KBL 역사상 처음이다. 정작 ‘농구 대통령’인 아버지 허재는 팬투표 1위를 해보지 못했다. 올스타 팬투표는 2001∼2002시즌 시작됐는데 당시 허재는 이상민, 서장훈 등에게 인기 스타 자리를 내준 뒤였다. 허훈은 “형(허웅)이 평소에 ‘너는 평생 팬투표 1위 못 한다’고 놀렸는데 이번에 내가 1위를 해서 놀릴거리가 하나 없어졌다”며 웃었다.

허훈은 이번 시즌 KT의 해결사 역할을 하며 팬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경기당 16.5득점(국내 1위), 7.4어시스트(전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도 평균 득점 전체 6위인 허훈은 3점슛 성공도 2.2개로 3위, 스틸은 1.3개로 8위를 달리는 등 주요 지표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다. 곱상한 외모로 코트에선 폭발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게 인기의 비결로 꼽힌다. 최근 허재가 왕성한 방송활동을 하면서 허훈이 자연스럽게 TV에 노출된 것도 득표에 큰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 있다.

다만 17일 허벅지를 다쳐 2∼3주간 결장해야 하는 상황이라 아쉬움을 남겼다. 이달 중순 7연승을 달리며 2위까지 올랐던 KT는 허훈이 빠진 뒤 4연패해 6위(13승 13패)로 순위가 처졌다. 이상윤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이번 시즌 허훈은 스스로 득점 찬스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스크린을 활용해 상대 수비를 따돌리는 기술이 지난 시즌에 비해 확연히 성장했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아버지 허재 전 국가대표 감독(가운데)과 함께 선 허웅(왼쪽), 허훈 형제. 점프볼 제공
어린 시절 아버지 허재 전 국가대표 감독(가운데)과 함께 선 허웅(왼쪽), 허훈 형제. 점프볼 제공
한국 농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였던 아버지를 뛰어넘기는 쉽지 않겠지만, 3점슛에서만은 아버지의 아성을 넘본다. 허훈의 KBL 통산 3점슛 성공률은 34.4%로 허재의 31.1%보다 앞선다. 10월 20일 DB와의 경기에서는 3점슛을 9개 연속 성공시켜 2004년 조성원(당시 KCC)과 최다 연속 3점슛 성공 타이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서동철 KT 감독은 “허재 선배가 모든 면에서 워낙 뛰어난 선수라서 비교가 쉽지는 않지만 오픈 상황에서 쏘는 3점슛은 허훈이 좀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허재 역시 “(허)훈이가 요즘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한다. 슛이 잘 들어가니까 머뭇거리지 않고 쏘더라. 그런 모습을 팬들이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빨리 부상에서 회복하기를 바란다”며 흐뭇해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허훈#인기 대통령#프로농구 올스타#허웅#허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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