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도를 잠시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식당 벽면을 차지하고 있던 홍보 포스터 하나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의 파이널 라운드 홈경기 안내 포스터였다. 여기에는 강렬한 문구 한 줄이 담겨있었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 경기장으로!”
1부 리그 잔류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홈팬들의 응원을 독려하겠다는 의지가 듬뿍 담긴 메시지였다. 이를 두고 제주 구단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의견 교환이 많았다. 여러 후보가 나온 가운데 이 문구가 현재 상황과 가장 맞아떨어진다는 결론이 나와서 결정했다”고 귀띔했다.
올 시즌 내내 하위권에서 맴돈 제주는 2부 리그 강등 위기를 맞고 있다. 35경기에서 4승12무19패(승점 24)로 부진해 최하위로 처졌다. 11위 경남FC는 승점 29, 10위 인천 유나이티드는 승점 30으로 제주를 몇 발자국 앞서나간 상황이다.
파이널 라운드에서도 반전이 없는 제주다. 첫 판이었던 19일 상주 상무 원정에서 1-0으로 앞서던 경기를 1-2로 내줬다. 27일 경남 원정에서도 2-1로 앞서나가다가 후반 막판 뼈아픈 자책골이 나와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만약 제주가 이대로 올 시즌을 마친다면 부산 아이파크와 전남 드래곤즈의 뒤를 이어 기업 구단의 강등 아픔을 반복하게 된다. 잔류의 희망조차 없는 다이렉트 강등이 눈앞이다.
기회는 많지 않다. 남은 경기는 3번뿐이다. 제주는 남은 라운드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 채로 경쟁자들의 추락을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다. 분수령은 다음달 2일 예정된 홈경기다. 상대는 유상철 감독의 투혼 아래 최근 100% 이상의 경기력을 발휘하고 있는 인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