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의, 박병호에 의한, 박병호를 위한 준플레이오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0월 10일 22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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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키움이 10-5 역전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경기 후 준PO MVP에 선정된 키움 박병호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키움이 10-5 역전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경기 후 준PO MVP에 선정된 키움 박병호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토종 거포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시리즈였다.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날아 오른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33)가 준플레이오프(준PO)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박병호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준PO(5전3선승제) 4차전에 4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했다. 이번 시리즈 세 번째 홈런을 포함해 3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박병호가 이날 터트린 홈런으로 준PO 역사에는 새로운 기록이 쓰여졌다. 바로 이범호(은퇴)가 가지고 있던 준PO 최다홈런기록인 종전 7개를 8개로 경신한 것이다. 박병호는 올해 PS 전까지 5개의 준PO 홈런을 기록했다.

홈런은 빠른 시점에 나왔다. 1회 첫 번째 타석에서 상대 선발투수 임찬규의 커브를 걷어 올려 또다시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1차전 9회 극적인 결승 끝내기 1점포, 2차전 8회 추격의 2점포에 이어 이번 시리즈에서 나온 홈런 세 개가 모두 구장의 가장 먼 곳을 넘긴 중월포였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로 출루한 박병호는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 7회 네 번째 타석에서는 고의4구, 8회 5번째 타석에서는 또다시 안타로 걸어 나가 100% 출루를 달성했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박병호가 이날 유독 빛을 강하게 뿜었던 장면은 바로 수비였다. 결정적인 아웃카운트를 두 개나 잡아내며 상대 공세를 직접 끊었다.

키움은 1회 2점을 먼저 얻었지만, 이후 곧바로 LG의 추격을 받으며 2-4로 수세에 몰렸다. 1사 만루의 계속되는 위기에서 타석에는 4번타자 김현수가 들어섰다. 김현수는 바뀐 투수 안우진의 2구를 잡아당겨 강한 타구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 타구를 박병호가 정확하게 잡아 홈으로 뿌렸다. 이후 포수 이지영이 다시 1루수 박병호에게 공을 던졌고,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두 개가 올라가며 이닝이 끝났다.

5회 3-5로 뒤진 상황에서도 결정적인 수비를 해냈다. 2사 2·3루 위기에서 정주현의 날카로운 2루타성 타구를 환상적인 점핑 캐치로 낚아챘다. 또다시 박병호가 위기 이닝을 호수비로 끝내며 팀의 추격발판을 마련했다.

박병호의 공수 활약으로 위기를 넘긴 키움은 6~8회까지 연거푸 득점하며 기어코 역전에 성공했다. 8회에는 김하성의 2타점 적시타와 함께 박병호가 또다시 타점을 올려 한 이닝에만 무려 4점을 뽑았다.

키움은 이날도 10명의 투수를 활용해 벌떼 불펜을 가동했다. 이번 시리즈에서만 29명의 투수를 기용해 준PO 신기록을 남겼다. 최종 10-5의 큰 점수 차로 LG를 꺾었다.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PO행을 확정지으며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SK 와이번스와의 일전을 눈앞에 두게 됐다.

박병호는 기자단 투표 총 70표 중 66표를 얻어 시리즈 MVP에 올랐다. 트로피와 함께 상금 200만 원을 받아 기분 좋게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올해 준PO 최종성적은 0.375, 3홈런, 7타점, 3득점이다.

박병호를 앞세운 페넌트레이스 3위 키움은 PO에 올라 SK에게 지난해 당했던 패배의 아픔을 설욕할 기회를 잡았지만, “두산 베어스와 맞붙어 사상 첫 잠실 한국시리즈를 펼치고 싶다”던 4위 LG의 원대한 꿈은 일찌감치 무산되고 말았다.

잠실|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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