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연속 100만관중, ‘평생 LG맨’ 이동현이 남긴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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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30일 1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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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9 KBO리그’ 두산과 LG의 경기에서 7회초 교체된 LG투수 이동현이 타자를 삼진으로 잡고 환호하고 있다. 2019.9.29/뉴스1 © News1
2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9 KBO리그’ 두산과 LG의 경기에서 7회초 교체된 LG투수 이동현이 타자를 삼진으로 잡고 환호하고 있다. 2019.9.29/뉴스1 © News1
‘평생 LG맨’ 이동현(36)이 남긴 선물이다. LG 트윈스가 10년 연속 100만관중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LG는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를 치른다. 올 시즌 LG의 144번째 경기이자 마지막 홈 경기다.

올 시즌 LG의 누적관중은 98만8358명이다. 이날 1만1642명 이상이 경기장을 찾으면 100만관중을 돌파할 수 있다. 오후 2시30분 기준으로 예매표 1만장이 넘었기 때문에 그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LG 구단에 따르면 보통 현장 판매분으로 2000장 정도가 팔린다.

10개 구단 중 LG만이 100만관중을 넘게 됐다. SK 와이번스는 98만2962명, 두산 베어스는 95만9393명으로 올 시즌을 마감했다. LG 역시 100만관중을 채우지 못할 위기였으나 지난 29일 두산과 홈 경기에서 2만5000석 매진을 기록하며 극적으로 100만관중 달성에 가까워졌다.

29일 두산전에서는 이동현의 은퇴식이 열렸다. 지난달 27일 NC 다이노스전에서 개인 통산 700경기 등판을 마친 뒤 은퇴를 선언한 이동현은 구단과 상의해 은퇴식, 은퇴경기를 갖기로 했다.

시즌 종료를 한 달 이상 앞두고 있던 시점부터 이동현은 구단의 100만관중 달성을 걱정하고 있었다. 그리고는 “관중이 한 명이라도 더 온다면”이라는 생각으로 계획에 없던 은퇴경기까지 갖게 됐다.
2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9 KBO리그’ 두산과 LG의 경기를 마치고 열린 은퇴식에서 LG 투수 이동현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9.9.29/뉴스1 © News1
2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9 KBO리그’ 두산과 LG의 경기를 마치고 열린 은퇴식에서 LG 투수 이동현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9.9.29/뉴스1 © News1

은퇴식·은퇴경기 일정이 잡힌 뒤 이동현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LG가 100만관중을 넘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팬들을 독려한 것이었다.

결국 29일 두산전은 2만5000석이 모두 팔려나갔다. 올 시즌 LG의 4번째 매진이라는 점에서 ‘이동현의 힘’이 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대팀 두산이 치열한 선두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도 매진에 영향을 미쳤다.

10년 연속 100만관중은 두산(2009~2018년)에 이어 두 번째 기록이다. 두산이 올 시즌 100만관중에 실패했기 때문에 LG가 내년 시즌 관중 100만을 채울 경우 새로운 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이미 LG는 최다 100만관중(올 시즌 제외 13회)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동현은 경기고를 졸업하고 2001년부터 LG에서 뛴 선수다. 올 시즌까지 무려 19년 동안 줄무늬 유니폼을 입었다. 700경기 이상 등판 기록을 세운 12명 중, 한 팀에서만 활약한 선수는 이동현이 유일하다.

이동현의 현역 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 입단 초기 강속구를 뿌리며 ‘로켓’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이동현은 세 차례나 팔꿈치 수술로 힘겨운 재활 과정을 겪어야 했다. 그 때마다 이동현은 오뚝이처럼 일어나 마운드에 섰다. 그리고 “내 마지막 인대는 LG에 바치겠다”는 명언으로 LG 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이동현은 은퇴식을 앞두고 “10년 연속 100만관중은 꼭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나도 선수가 되기 전 LG의 팬이었다. 팬으로서도 100만관중은 명예로운 기록이다. 내일(롯데전)도 팬들이 많이 와주신다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동현의 바람은 현실에 가까워졌다. 10년 연속 100만관중은 19년 간 팀의 마운드를 지켰던 ‘평생 LG맨’ 이동현이 LG에 건넨 선물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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