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대표 0명 아픔…달라진 KT, 영그는 태극마크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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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26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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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배제성-심우준-강백호(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KT 배제성-심우준-강백호(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1년 전인 2018년 6월. 당시 선동열 전 대표팀 감독은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야구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KT 위즈 선수의 이름은 없었다. 특정 구단이 AG 대표를 배출하지 못한 건 2002부산 대회 이후 처음이었다. 당시 선 감독은 “실력으로 뽑았다”고 설명했다. KT 선수 중 대표팀에 실력으로 뽑힐 선수가 없다는 의미라 더욱 충격이었다. 비록 황재균이 부상을 당한 최정(SK 와이번스)을 대신해 대회 직전 합류했지만 생채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불과 한 시즌 만에 달라졌다. 2015년 1군 진입 후 3연속시즌 최하위에 지난해 9위를 기록했던 KT는 올해 6위를 확정지었다. 창단 최다승, 최다 연승, 최다 홀드·세이브 등 각종 기록을 다시 썼다. 이강철 감독의 부임 후 선수들이 자신의 역할을 정확히 파악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개인 기량도 출중해졌다. 자연히 태극마크를 향한 기대감도 커진다. 지난해까지 1군 경력이 일천했던 투수 배제성(23)이 대표적이다. 올 시즌 시작만 해도 롱 릴리프 역할이었지만 이후 선발투수로 변신, 10승10패 평균자책점(ERA) 3.76을 기록했다. KT 역사상 최초의 10승 토종 투수의 탄생이었다. 특히 후반기 9경기 ERA는 2.30으로 양현종(0.72), 최원태(1.99), 김광현(2.20) 다음 4위다. 지금의 컨디션은 정상급 투수에 견줘 밀리지 않는다는 의미다. 불펜으로도 활용가치가 높은 데다, 병살타 유도 18개로 토종 2위다. 위기 상황에서 믿고 맏길 수 있다는 의미다.

내야수 심우준(24)의 가치도 연일 상종가다. 심우준은 올 시즌 135경기에서 타율 0.279, 23도루, 54득점을 기록했다. 주전 유격수로 출장하며 6월부터 9월까지 석달간 50연속경기 무실책을 기록하기도 했다. 2루수, 3루수로도 기용이 가능한 데다 도루 성공률도 높아 국제대회 필요성이 있다. 이강철 감독도 “상대가 압박감을 느낄 만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괴물 타자’ 강백호(20)의 존재감은 확실하다. 지난해 데뷔해 29개의 아치를 그리며 고졸 신기록을 세운 그는 올해 113경기에서 타율 0.335로 정교함까지 갖췄다. 대표팀 승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해 대표팀 0명의 아픔을 올해는 씻을까. 창단 최고의 시즌을 보낸 KT는 또 하나의 목표를 남겨뒀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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