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린저 방망이 빌려 홈런 친 류현진 “낮경기라 넘어간 듯…결정적 타석”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9월 23일 15시 24분


코멘트
류현진(왼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류현진(왼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류현진(32)이 메이저리그(MLB) 무대서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올 시즌 46홈런을 친 팀 동료 코디 벨린저(24)의 방망이를 빌려 짜릿한 손맛을 느꼈다.

23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7이닝 6안타(2홈런) 8삼진 3실점으로 팀의 7-4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시즌 13승(5패)째를 수확한 류현진의 존재감은 마운드뿐 아니라 타석에서도 빛났다. 0-1로 뒤진 5회 상대 선발 안토니오 센사텔라의 3구째 직구(시속 151㎞)를 받아쳐 동점 중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2013년 빅리그 데뷔 이후 개인통산 첫 홈런이 결정적 순간 나왔다.

현지매체 스포츠넷 LA에 따르면, 류현진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타석에서 아웃을 당하지 않고 어떻게든 방망이에 공을 맞힐 생각으로 임했다”며 “(습기가 많은) 저녁경기였다면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지 않았을 텐데 낮경기라 홈런이 된 것 같다. 좋은 홈런이었다”고 돌아봤다.

MLB 전체 홈런 3위에 올라있는 팀 동료 벨린저와 빅이닝을 합작했다. 5회 선두타자 류현진이 벨린저의 방망이를 빌려 솔로홈런을 때려내자, 곧 이어진 무사만루 기회에선 벨린저가 그랜드슬램을 폭발시켰다. 다저스는 5회에만 5점을 뽑아 단숨에 승부를 뒤집었다. 이에 류현진은 “내게도 첫 번째 홈런이었지만 이를 계기로 팀이 대량득점을 했다. 오늘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타석이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기쁜 마음을 애써 감췄다. 홈런을 터트린 뒤에도 굳은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돌았다. 그는 “포커페이스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신나있으면 투구를 하는 데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덕아웃에서 동료들이 내게 ‘힘이 좋다’고들 이야기를 해주더라”고 밝혔다.

평정심을 지킨 덕에 선발투수로서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었다. 다만 콜로라도 타선에 내준 홈런 2개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류현진은 1회 개럿 햄슨, 7회 샘 힐리어드에게 홈런을 맞았다. 그는 “홈런 두 개를 허용한 것을 빼고는 좋은 경기였다. 특히 두 번째 홈런은 정말 실투였다. 타자가 놓치지 않아 힘 있는 타구가 나왔다”며 “다시금 실투를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하지만 마운드에서 7회까지 던질 수 있어서 좋았다”고 덧붙였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