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탁구 강호들 모인 코리아오픈, 中-日 공세를 견뎌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5일 22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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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희가 5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 월드 투어 ‘신한금융 2019 코리아오픈’에서 여자 단식 16강 경기를 치르고 있다. 2019.7.5/뉴스1 © News1
전지희가 5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 월드 투어 ‘신한금융 2019 코리아오픈’에서 여자 단식 16강 경기를 치르고 있다. 2019.7.5/뉴스1 © News1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탁구연맹 월드 투어 신한금융 2019 코리아오픈은 내년 도쿄올림픽의 전초전 성격으로 치러지고 있다. 내년 탁구 세계선수권이 같은 장소에서 열리게 되면서 남녀 모두 세계랭킹 상위권 선수들이 모두 참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탁구 세계 최강국인 중국은 이번 대회에 남자 세계랭킹 2위인 린 가오유안을 제외한 세계랭킹 10위권 남녀 선수 5명씩을 전원 부산으로 파견했다.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은 가능성과 숙제를 동시에 확인하고 있다. 한국 최고 실력자인 세계랭킹 10위 장우진(24·미래에셋대우)과 서효원(32·한국마사회) 말고도 한국에는 중국 선수들의 파상공세를 버텨내는 선수들이 있다. 남자부에서는 세계랭킹 20위 정영식(27·미래에셋대우)과 세계랭킹 18위 전지희(27·포스코에너지)가 이번 대회에서 8강에 올랐다.

5일 열린 여자 단식 16강전에서 전지희는 자신보다 세계랭킹이 10계단이나 높은 대만의 쳉아이칭(27)을 4-1(11-5, 11-7, 6-11, 11-9, 11-8)로 가볍게 이기고 8강에 올랐다. 쳉아이칭은 11번 만나 6번 이기고 5번 진 전지희의 숙적이었다. 전지희는 경기 직후 “연초 팔꿈치 부상 때문에 제 실력을 내지 못했지만 현재는 완쾌되고 컨디션도 좋아지고 있다”며 “남은 경기도 자신있다”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정영식이 5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 월드 투어 ‘신한금융 2019 코리아오픈’에서 남자 단식 16강 경기를 치르고 있다. 2019.7.5/뉴스1 © News1
정영식이 5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 월드 투어 ‘신한금융 2019 코리아오픈’에서 남자 단식 16강 경기를 치르고 있다. 2019.7.5/뉴스1 © News1
준수한 외모에 실력도 갖춰 인기를 끌고 있는 정영식도 이날 남자 단식 16강에서 발가락 부상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장우진을 4-0(11-8, 12-10, 11-4, 11-4)으로 완파하고 8강에 올랐다. 정영식은 “마음이 편한 승리는 아니다”라면서도 “8강에서 세계 최강인 판젠동(22·중국)을 만나는데 가슴이 뛴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판젠동은 최근까지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키다 7월 집계에서 3위로 두 계단 내려왔다.

강호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국 탁구의 미래들이 경험을 쌓은 점도 이번 대회의 소득으로 꼽힌다. 세계랭킹 23위 임종훈(22·KGC인삼공사)은 이날 자신보다 순위가 18위나 높은 중국의 베테랑 마롱(31)을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아깝게 3-4(5-11, 9-11, 11-7, 5-11, 11-8, 11-9, 12-14)로 패했지만 접전을 벌이며 관중들의 큰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임종훈은 두 세트를 마롱에게 먼저 내주고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특히 마지막 세트에서는 8-10으로 상대에게 2점 뒤진 채 매치포인트를 내주고도 배짱 넘치는 공격과 상대의 범실 유도로 점수를 빼앗아오며 3차례 듀스를 끌고 가는 접전을 펼치기도 했다.

지난달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에서 깜짝 동메달을 목에 건 안재현(20·삼성생명)을 비롯해 고교생 국가대표 조대성(17·대광고)와 한국 탁구 사상 최연소 국가대표 신유빈(15·청명중) 등은 모두 예선 탈락했지만 큰 무대 경험을 쌓으며 한 뼘 더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으로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중국에 이어 일본의 공세까지 견뎌내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세계랭킹 4위에 올라 있는 하리모토 토모가즈(16)는 이날 16강에서 홍콩의 웡춘팅을 4-2로 꺾고 8강에 올랐다. 한 점 한 점을 낼 때마다 포효하며 상대의 기를 꺾는 모습과 4세트에서 상대에게 세트포인트를 내주고도 흔들리지 않고 4차례 듀스 접전 끝에 세트를 따내며 결국 역전승을 따내는 모습을 보이며 국내 탁구 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심었다. 하리모토는 지난해 월드투어 그랜드 파이널스 우승, 올해 중국오픈 3위, 홍콩오픈 2위를 차지하는 등 각종 대회에서 분전하며 중국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일본 여자 선수들은 내년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무대에 서기 위한 경쟁을 중국만큼이나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세계랭킹 10위권에 선수 3명이 올라 있다. 6위 이시카와 카스미는 26세지만 7위 이토 미마와 9위 히라노 미우는 모두 19세다. 5일 치른 16강에서 공교롭게 자국 선수끼리 대결을 벌인 이토 미마와 이시카와 카스미는 모두 8강에 올랐다. 대한탁구협회 측은 “신예 선수를 잇따라 발굴하며 실력을 키워온 일본이 이제 중국과 대등한 탁구 강국으로 자리잡았다”고 해석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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