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가 ‘후배 야구인 2세’에게…“부담 떨치는게 중요”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2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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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의 외야수 이정후(21)는 이제 팀의 ‘간판 타자’로 불린다.

그러나 키움에 1차 지명될 당시만 해도 ‘이정후’라는 이름 석 자보다 ‘이종범의 아들’로 더 많이 불렸다. 키움에 1차 지명을 받았을 당시 이정후의 별명도 아버지 이종범 현 LG 트윈스 코치의 현역 시절 별명인 ‘바람의 아들’을 본 딴 ‘바람의 손자’였다.

이종범-이정후 부자는 KBO리그 ‘부자 1차 지명’의 최초 사례다. 이종범 코치는 1993년 해태 타이거즈 1차 지명을 받았다. 이정후는 2017년 키움에 1차 지명으로 입단했다.

2019년 원태인이 삼성 라이온즈에 1차 지명을 받으면서 사상 첫 동일 구단 1차 지명 부자가 나왔다. 하지만 원태인의 아버지 원민구는 삼성의 1차 지명을 받고도 입단은 하지 않았다.

2020년 신인 1차 지명 선수 명단에는 ‘야구인 2세’가 두 명이나 포함됐다.

KIA 타이거즈가 1차 지명한 광주제일고 투수 정해영(18)은 ‘해태 왕조’를 이끌었던 정회열 KIA 전력분석 코치의 아들이다. 정회열-정해영 부자는 원민구-원태인 부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같은 팀에서 1차 지명을 받게 됐다.

한화 이글스가 1차 지명한 천안북일고 우완 투수 신지후(18)도 한화 주전 포수로 활약했던 신경현 전 한화 코치의 아들이다.

이정후는 ‘후배 야구인 2세’를 향해 “부담을 떨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버지의 그늘에서 빨리 벗어나야 모두가 편하고,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학창 시절에 ‘아버지를 너무 의식하지 말자’고 생각했는데 프로 첫 해에는 아버지를 의식했다. 아버지 명성에 누를 끼치지 않을까 하는 부담이 있었다”며 “정해영, 신지후는 아버지가 뛰던 팀에서 뛰게 돼 더 부담이 클 것 같다. 나는 아버지가 뛰었던 팀이 아니어서 부담이 덜 했다”이라고 말했다.

이정후는 이제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했다. 프로 데뷔 첫 해인 2017년 주전으로 자리잡은 이정후는 타율 0.324 2홈런 47타점 12도루 111득점을 활약해 그 해 신인왕을 품에 안았다. 지난해에도 ‘2년차 징크스’는 없었다. 타율 0.355 6홈런 57타점 11도루 81득점의 성적을 거뒀다.

“이제 야구 팬들은 아버지의 선수 시절을 잘 모른다”고 말한 이정후는 “사촌들도 야구 선수 이정후는 알지만 아버지의 선수 시절을 잘 모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가 잘해서 나에 대해 찾아보다가 아버지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게 될 수 있다. 그런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웃어보였다.

키움에는 ‘야구인 가족’이 또 있다. 바로 장정석 감독이다. 장 감독의 두 아들은 모두 중·고교 야구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덕수고 2학년인 장남 장재영은 만 16세에 이미 최고 시속 150㎞가 넘는 공을 던진 사실이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감독은 “이번에 1차 지명을 받은 야구인 2세 선수들이 모두 다 재능있는 선수라는 이야기를 익히 들어 알고 있다. 그런 선수들이 잘 되면 좋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나도 이 자리에 없을 때는 학부형”이라고 말하면서도 장 감독은 “하지만 학교에 잘 가보지도 못한다. 아들이 모교에 다니고 있고, 같이 야구하던 선배가 감독을 맡고 있어 믿고 맡겨놨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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