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잔혹시대? 이대호가 증명하는 베테랑의 가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5월 29일 05시 30분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28일 NC 다이노스전에서 3타점을 추가하며 시즌 54타점을 기록, 타점 단독 선두에 복귀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28일 NC 다이노스전에서 3타점을 추가하며 시즌 54타점을 기록, 타점 단독 선두에 복귀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최근 연이은 맹타에도 이대호(37·롯데 자이언츠)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제 역할을 다하고 있지만 최하위로 떨어진 팀 성적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부여한 것이다. 결국 자신의 손으로 팀 승리를 이끈 뒤 모처럼 미소 지었다. 다시 타점 선두. 베테랑에게 냉혹한 KBO리그지만 실력으로 증명한다면 얘기는 다르다.

롯데는 28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9-4로 승리했다. 1-2로 뒤진 6회 6득점 빅 이닝을 완성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이대호는 3-2로 앞선 2사 만루에서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최근 10경기 1승에 그쳤던 롯데는 이날 승리로 분위기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대호는 이날 포함 5월 24경기에서 타율 0.400, 7홈런, 29타점을 기록했다. 월간 타점 1위의 맹활약이다. 하지만 롯데는 이 기간 7승17패(승률 0.292)로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4월을 12승18패(0.400), 7위로 마쳤으나 5월의 부진으로 최하위까지 처졌다. 최고참 이대호의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그럴수록 묵묵히 훈련에만 몰두했다. 후배들에게 잔소리를 하는 대신 훈련과 경기 중 자신의 모습으로 메시지를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팀원 중 누구보다 1루를 자주 밟지만 지친 기색 없이 전력질주를 불사했다. 속도 자체는 느리다. 그러나 그 자체로 동료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가 뚜렷했다.

이대호는 이날 3타점 추가로 시즌 54타점을 기록, 1타점을 추가한 제리 샌즈(키움 히어로즈·53타점)를 제치고 다시 타점 선두로 올라섰다. 이대로 시즌을 마칠 경우 역대 최고령 타점왕에 등극하게 된다. 앞선 타자들이 전반적인 슬럼프에 시달렸음에도 꼬박꼬박 타점을 쌓아왔다. 카를로스 아수아헤, 민병헌, 손아섭 등이 기대치대로 올라온다면 이대호의 타점 수확은 더욱 빨라질 것이다. 리그 전반적으로 베테랑이 찬밥 대우를 받고 있지만 이대호만큼은 예외다. ‘짬’이 아닌 실력이 그 근거다.

창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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