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식 대행의 파격, 김선빈 2루수 기용…세대교체 신호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5월 28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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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선빈.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김선빈.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타이거즈 박흥식 감독대행이 세대교체를 염두에 둔 포석을 깔았다. 주전 유격수로 활약해온 김선빈을 2루수로 돌리는 대신 최근 눈부신 타격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박찬호를 유격수로 내세웠다.

박 대행은 28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원정경기에서 박찬호를 2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이에 따라 김선빈은 9번 2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또 김선빈과 키스톤 콤비를 이뤄온 안치홍은 이날 2루수가 아닌 1루수로 나섰다. ‘유격수 박찬호’ 카드를 꺼내들며 연쇄적인 포지션 이동을 단행했다.

김선빈이 유격수가 아닌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것은 프로 2년 차였던 2009년 9월 4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 이후 무려 3553일 만이다. 김선빈은 2008년 21경기, 2009년 8경기에 2루수로 선발 출전하기도 했다. 한화전에 앞서 26일 광주 KT 위즈전 때는 8회말 대타로 출전한 뒤 9회초 수비 때 2루수로 나섰다.

박찬호는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42게임에서 타율 0.329, 2홈런, 17타점, 10도루를 기록하며 침체됐던 KIA 타선에서 모세혈관 같은 존재감을 발휘해왔다. 반면 김선빈은 39경기에서 타율 0.260, 1홈런, 16타점, 3도루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박 대행은 “오늘(28일) 김선빈을 2루수로 테스트한다”며 “어차피 박찬호를 키워야 한다. (김)선빈이도 괜찮다고 했다. 속마음까지야 알 수 없지만, 지금 상태로는 (타격이 부진해) 선빈이도 게임에 못 나갈 테니 받아들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선빈의 2루수 이동이 2루수, 3루수, 유격수로 폭넓게 활용됐던 박찬호에게 고정된 포지션을 만들어주려는 의도에서 비롯됐음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박 대행은 또 세대교체에 대한 강력한 의지도 드러냈다. 박 대행은 “고참선수들은 고참선수들대로 역할이 있고, 젊은 선수들은 젊은 선수들대로 역할이 있다”며 “앞으로 적재적소에 선수들을 쓰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원준과 박찬호가 누상에 나가면 (발이 빨라) 득점 확률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한동안 정체됐던 리빌딩에 가속도를 붙이려는 뜻으로 해석된다.

대전|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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