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지독한 두산 공포증, 김상수가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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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14일 22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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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김상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김상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라이온즈는 4년 연속(2011~2014시즌) 통합우승, 5년 연속(2011~2015시즌)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뒤부터 두산 베어스만 만나면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다. 2016시즌부터 올해 첫 3연전(3월29일~31일 대구)까지 두산과 상대전적은 13승1무37패(승률 0.260)의 절대 열세였다.

전환점이 필요했다. 그나마 이 기간에 ‘선전(?)’했던(8승1무15패) 잠실 원정이 기회였다. 희망요소도 있었다. 개막 후 7주차인 지난 주 6경기에서 4승2패의 가장 좋은 주간 성적을 올리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고, 13일까지 두산을 상대로 통산 30경기 타율 0.391, 5홈런, 24타점으로 강했던 4번타자 다린 러프도 복귀 후 꾸준히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간절함을 안고 나선 14일 잠실 두산전, 승부를 가른 주인공은 전직 주장 김상수(29)였다.

이날 전까지 5월 10경기에서 타율 0.211(38타수8안타)로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시즌 타율도 0.250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책임감이 어깨를 짓눌렀다. 10개 구단 2루수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343.1이닝을 소화하며 헌신한 것과 별개로 팀 성적이 좋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다. 직전 경기인 12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감각을 끌어올렸지만, 팀이 9-10으로 역전패한 탓에 마음껏 웃지 못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직접 해결했다. 3-3으로 맞선 연장 10회 선두타자로 등장, 함덕주의 5구째 시속 142㎞ 포심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 솔로홈런(3호)으로 연결했다. 삼성의 4-3 승리를 이끈 결승포였고, 지난해 9월 6일(대구)부터 이어진 두산전 5연패를 끊은 값진 아치였다. 경기 후 환호하는 팬들을 향해 모자를 벗으며 인사를 건넨 김상수는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낸 덕분인지 어느 때보다 환하게 웃고 있었다. 김상수는 “맞는 순간 짜릿했다”며 “지금은 하위권에 있지만, 우리는 여름에 강한 팀이다. 치고 나갈 일만 남았다”고 외쳤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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