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B 16.5 1위’ 류현진, 건강한 괴물은 이렇게 무섭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4월 28일 16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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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말 그대로 물오른 제구력이다. 원하는 코스에 자유자재로 공을 던지니 볼넷 자체가 드물다. 자연히 투구 결과가 좋을 수밖에 없다. 건강한 류현진(32·LA 다저스)은 이토록 무섭다.

류현진은 27일(한국시간) 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8피안타(1홈런) 10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즌 3승(1패)째를 챙기며 평균자책점은 2.96까지 낮췄다. 빅리그에서 처음 마주한 ‘동갑내기 절친’ 강정호에게는 삼진과 안타 하나씩 기록하며 3타수 1피안타를 기록했다.

류현진의 올 시즌 성적은 ‘에이스’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5경기 27.1이닝에서 삼진 33개를 빼앗은 반면 볼넷은 단 2개만 내줬다. 물오른 탈삼진 능력은 피츠버그전 10개로 정점을 찍었다. 내전근 부상에서 복귀한 21일 밀워키전(9개)보다 하나 더 많았다. 개인 한 경기 두 자릿수 탈삼진은 2014년 7월 1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이후 5년 만이다.

특히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서는 좀처럼 볼넷을 내주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이후 홈 7경기 46이닝 동안 단 하나의 볼넷도 허락하지 않았다. 스스로도 “볼넷을 내주느니 홈런을 맞는 게 낫다”고 강조해왔는데, 올해 그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직구는 물론 주무기인 체인지업에 투심패스트볼, 컷패스트볼, 커브까지 자유롭게 구사하고 있으니 류현진을 상대하는 타자는 머릿속이 복잡할 수밖에 없다.

탈삼진이 많고 볼넷 허용이 적으니 삼진/볼넷 비율은 리그 최정상급이다. 류현진의 K/BB(삼진/볼넷 비율)는 16.5로 20이닝 이상 던진 129명 가운데 압도적 1위다. 2위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가 10.8임을 감안하면 차이는 상당하다. 지난해에도 K/BB 5.93으로 80이닝 이상 던진 173명 가운데 6위에 올랐지만 이보다 더 정교해졌다. 류현진이 한 차례 로테이션을 걸렀고 아직 시즌 초반이라 규정이닝 소화를 하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다. 다저스가 28일까지 29경기를 치렀으니 류현진은 규정이닝에 1.2이닝 부족하다. 한두 차례 등판에서 호투한다면 여유 있게 규정이닝 진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미 현지 언론도 류현진의 제구력에 감탄하고 있다. ‘LA 타임스’는 “공을 스트라이크존 안에 넣는 것뿐 아니라, 4분할한 스트라이크존 안에 모든 구종을 자유롭게 구사한다”고 치켜세웠다. ‘MLB닷컴’도 “피츠버그전은 류현진의 제구가 빛을 발한 경기였다. 그는 올해 다저스타디움에서 상대한 75명의 타자 중 누구에게도 공짜로 1루를 허락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개막 전까지만해도 현지 언론은 류현진을 ‘인저리 프론(Injury prone·유리몸)’으로 분류했다. 실제로 류현진이 9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1.2이닝 2실점) 도중 왼 사타구니 염좌로 자진강판한 뒤 10일짜리 IL(Injured List·부상자명단)에 등재되자 염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류현진은 잠시의 휴식 뒤 건재함을 뽐내는 중이다. 건강한 괴물의 위력이 고스란히 발휘되고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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